꾸준히 흑자를 기록하면서도 직원들의 인권을 무시해 가며 대규모로 인적 구조조정을 계속하고 있는 KT가 이윤 추구를 통한 주주가치 극대화를 위해 대국민 통신서비스와 공공성은 외면하고 있다는 비판이 일고 있다.

세 차례에 걸쳐 단일기업 사상 최대의 인적 구조조정을 단행한 KT는 2002년 민영화한 이후 모두 9조 원 넘는 당기순이익을 내고 있다. 고배당 정책으로 유명한 KT는 이렇게 번 돈의 평균 50% 이상을 주주에게 배당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같은 배당 성향은 국내 상장사 평균이 17.9%인 것과 비교해 매우 높은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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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KT 당기순이익 배당률과 대주주 현황

KT의 고배당 정책은 높은 외국인 주주 비중과도 관련이 있다. KT의 최대주주는 국민연금(8.6%), 이어 자사주(6.6%)와 일본의 통신사 NTT 도코모(5.46%), 그리고 외국계 펀드자금들(실체스터 5.01%, 브랜디스 4.99%, 템플턴 4.71%)이 대주주를 구성하고 있다. 전체 외국인 지분은 모두 43%, KT 자사주는 의결권과 배당권이 없기 때문에 KT 주주총회는 외국인 영향력이 더 강하다고 볼 수 있다. 실제로 과거 8년 동안 KT 이사회의 의장을 3차례에 걸쳐 미국인과 미국 국적을 가진 한국계가 맡기도 했다.

권혜원 동덕여대 경영학과 교수는 “민영화 이후 KT가 계속해서 인력 퇴출을 통해 인건비 비중을 줄이고 고배당 정책을 펼친 것도 투자 수익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외국인들이 주주총회를 통해 압력을 행사한 측면이 있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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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KT 순익의 외국인 배당액과 설비투자 및 연구개발 비중의 하락

그 결과 KT는 민영화 이후 얻은 당기순이익 9조 원 중에 모두 4조9천억 원을 배당했고 배당액의 60%에 해당하는 2조9천억 원이 외국인에게 돌아간 것으로 조사됐다. 여기에다 KT가 주가관리를 위해 6차례에 걸쳐 2조3천억 여원의 주식을 사들여 소각한 것까지 합하며 모두 7조원 넘는 돈이 주주 이익을 위해 쓰인 셈이다.

그러나 기업의 장기적 발전 역량을 가늠할 수 있는 매출액 대비 설비투자비는 공기업 시절 평균 20%대를 넘었지만 민영화 이후 평균 15%로 나타났고 연구개발비도 공기업 때 평균 5.3%에서 민영화 이후 2.3%로 하락했다.

KT의 감량 경영과 고배당 중심의 경영은 통신 서비스의 질적 하락과 공공성 외면으로 나타나고 있다. 우선 KT는 OECD 국가 가운데 멕시코에 이어 2위를 기록하고 있는 높은 통신요금을 낮추라는 국민적 요구에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고 있다. 특히 통신 3사 간의 과당경쟁을 위해 KT는 연간 2조 원 넘는 마케팅비와 1천억 원 넘는 광고선전비를 사용해 소비자에게 전가하고 있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이처럼 도시 지역에서는 중복투자와 과당경쟁을 벌이고 있는 KT가 농촌과 산간 지역에서는 주택이나 시설에 전화와 인터넷을 개통해주면서 과도한 설치공사비를 요구하고 있다는 민원이 끊이지 않고 있다.

안진걸 참여연대 협동사무처장은 “KT가 통신회사의 공공성을 외면하고 이윤 극대화를 추구하면서 정부가 민영화 당시 약속했던 경쟁을 통한 서비스 향상과 요금인하 효과는 나타나지 않고 주주들의 탐욕과 낙하산 경영진들의 탐욕만 판을 치는 전형적인 ‘민영화 실패의 모습’으로 결론났다”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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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KT 경영목표의 변화와 임원 보수

통신산업은 대표적인 공공성을 띠는 규제 산업으로 정부가 얼마든지 감독과 견제의 역할을 다 할 수 있지만 정부는 이 권한을 국민 편에서 쓰기보다 정치인과 관료들의 낙하산용으로 쓰고 있고 초국적자본을 중심으로 한 외국인들은 내수산업을 통해 번 이윤을 해외로 가져나가기 바쁜 상황이다. 결국 정부와 초국적자본이 한 편이 돼서 국부를 유출하고 통신주권을 훼손하고 있다는 것이다.

최근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철도와 의료 민영화 정책이 국민과 해당 산업 분야 종사자들의 극심한 불신을 받고 있는 이유도 이미 12년 동안 검증된 KT 민영화의 실패에서 찾아야 할 것이다. <끝>

※ 참고자료(PDF)
2014 KT 특별명예퇴직 노사합의서
2013_KT 단체교섭협약서
KT 민영화 보고서(권혜원 동덕여대 경영학과 교수)

※ 참고기사
[KT 1편]‘노사 상생’ KT? 쫓겨나는 직원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