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 ENS 협력업체 대출사기 5개월 지났지만…
핵심 주범 행방 묘연… 미궁에 빠지나
전주엽 대표 해외도피 조력자 · 자금유출 의혹
오늘 서정기 대표 등 심문… 증언에 관심집중
KT ENS 협력업체 1조8000억원 대출사기 사건이 발생한지 5개월이 지났지만 핵심 피의자인 전주엽 엔에스쏘울 대표의 행방이 묘연하다. 이로 인해 해외 자금유출, 도피 조력자 등 의혹이 계속되고 있어 사건이 미궁에 빠질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6일 금융권에 따르면 KT ENS 협력업체 대출사기의 핵심 피의자 전주엽 엔에스쏘울 대표가 해외로 도피한 후 5개월째 잡히지 않고 있어 대출사기 사건의 실체적 진실이 밝혀지기 어려울 것이라는 지적이다.
7일 서울지방법원은 수 천 억원 대출사기 사건의 결심공판을 열고 서정기 중앙티앤씨 대표 등에 대한 증인 심문을 진행한다. 지난 2월 6일 금융감독원이 사건을 발표한 후 5개월만에 서 대표가 법정에서 입을 열게 되면서 그의 증언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날 공판에는 대출서류 위조를 도와준 혐의를 받고 있는 KT ENS 김 모 부장과 협력업체 대표들도 참석한다. 수사당국에 따르면 전 대표는 서 대표, KT ENS 김모 부장 등과 공모해 세금계산서, 매출확인서 등 각종 서류를 위조해 하나은행, KB국민은행, NH농협은행과 13개 저축은행으로부터 1조8000억원이 넘는 대출을 받았다. 이중 2800억원은 상환되지 않았다.
하지만 많은 피의자들이 전주엽 대표가 대출사기, 서류조작 지시를 했으며 그가 상당수 자금을 빼돌렸다고 주장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전 대표가 검거되지 않으면 사건의 실체를 밝히기 어려울 것으로 예상된다.
문제는 전 대표가 어디 있는지 조차 확인되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전 대표는 올해 초 금감원의 조사가 시작된 후 금감원 김모 팀장에게 조사사실을 확인한 후 해외로 도피했다. 경찰은 전 대표에 대해 인터폴에 적색수배를 요청했다.
하지만 전 대표는 홍콩에서 뉴질랜드 그리고 다시 남태평양 바누아투로 도주한 후 행방이 확인되지 않고 있다. 오히려 이와 관련해 의혹만 증폭되고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조사를 해보니 전 대표가 홍콩이나 마카오에서 위조 여권을 구한 후 뉴질랜드를 거쳐 바누아투로 도피했다가 사라졌다"며 "해외 전문가들에게 의뢰해 확인해 보니 첩보원이나 국제 범죄자들이 도피하는 경로라고 해서 놀랐다"고 말했다.
금융권 관계자들은 수사당국이나 정보당국의 전·현직 관계자가 도피를 조력했거나 비호 세력이 존재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수사당국이 전 대표 검거에 성과를 보이지 못하면서 IT업계와 금융권에서는 전 대표의 도피 조력자 소문이 확산되고 있다.
5개월이나 도피가 이어지면서 도피 자금에 대한 의혹도 커지고 있다.
강진규 kj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