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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 ENS 협력업체 대출사기 전주엽이 580억이상 빼돌려"

서정기 대표, 결심공판 증언 


해외도피 중인 KT ENS 협력업체 대출사기 주범 전주엽 엔에스쏘울 대표가 사건을 총괄했으며, 사기 대출 자금 중 최소 580억원 이상을 빼돌렸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사건 발생 후 5개월이 지났지만 여전히 행방이 묘연한 전주엽 대표의 검거가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7일 서울지방법원에서 열린 결심공판에서 서정기 중앙티앤씨 대표는 "금융기관을 만나고 서류를 준비하는 등 자금 융통을 전주엽 대표가 관리했다"며 "전 대표가 도장을 찍으러 오라고 하면 사무실로 도장을 가져가서 도장을 찍고 왔다"고 증언했다. 

서 대표는 또 "다른 업체 대표 소개로 전주엽 대표와 KT ENS 김모 부장을 처음 만났는데 KT 브랜드로 휴대폰 충전기 사업을 하자고 해서 처음 만나게 됐다"며 "전 대표의 주선으로 KT ENS와 실제 매출을 담보로 돈을 빌려쓰다가 자금난으로 매출을 과장해 대출을 받게 됐다"고 주장했다. 서류 준비와 특수목적법인(SPC) 설립, KT ENS 도장 관리 등을 모두 전주엽 대표가 주도했으며 업체들에게 대출을 지시하는 입장이었다는 게 서 대표의 주장이다. 

수사당국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엔에스쏘울, 중앙티앤씨 등이 KT ENS 매출 관련 서류를 위조해 하나은행, KB국민은행, NH농협은행과 13개 저축은행으로부터 2008년부터 1조8000억원을 대출받았다. 이중 약 2800억원이 상환되지 않았다.

서 대표는 공판에서 2800억원의 행방에 대해서도 증언했다. 변호인들에 따르면 서 대표는 수사를 받으면서 당초 2800억원 중 1000억원을 금융권 이자로 사용했고, 900억원을 사업 투자와 공장 부지구입 등에 사용했으며 900억원을 전주엽 대표가 가져갔다고 증언했다. 이후 조사 과정에서 서 대표는 증언을 바꿔 900억원을 금융회사 이자로, 900억원은 사채이자로 썼으며 470억원은 투자와 부지 구입에 사용하고 580억원을 전주엽 대표가 가져갔다고 주장했다. 이를 확인하는 질문에 서 대표는 "전 대표가 수수료 명목으로 많은 돈을 가져갔다"고 말했다.

서 대표뿐 아니라 이날 다른 증인들도 전 대표에게 단순히 협조했거나 명의를 빌려줬다고 주장하며 해외로 도피한 전주엽 대표에게 책임을 돌렸다. 이처럼 이번 사건에 연루된 피의자들이 전주엽 대표를 주범으로 지목함에 따라, 결국 전주엽 대표를 검거하지 않으면 사건은 미스터리로 남을 가능성이 커지게 됐다. 

일각에서는 또 전주엽 대표가 빼돌린 것으로 알려진 580억원 이상의 자금에 대한 금융당국의 추적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만약 이 자금이 해외로 빠져나갔을 경우 해외자금 유출 감독에 구멍이 뚫렸다는 비난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강진규기자 kj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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