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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권 외환위기 이후 최대 구조조정 찬바람

한겨레 2014.09.04 07:08 조회 수 : 4564

금융권 외환위기 이후 최대 구조조정 찬바람
한겨레 황보연 기자기자블로그

일자리 1년 새 5만명 가까이 줄어
은행 점포는 1년 전보다 269곳 감소
증권·보험사도 인력 감축 줄이어
저금리·경쟁심화 등 수익성 악화

“비용 감축보다 성장 동력 확보를”
전문가들 ‘경쟁력 훼손 초래’ 우려
금융노조는 오늘 총파업 집회 열어

마포구 한 건물 앞의 직장인들.
금융권에서 외환위기 이후 최대 규모의 인력 구조조정이 진행되고 있다. 1년 새 금융·보험업 취업자가 5만명 가까이 줄었고 은행 점포도 270곳가량이 사라졌다. 금융회사들은 단기간에 대규모 정리해고를 단행하는 대신 조용히 점포 축소와 희망퇴직 등을 실행에 옮기고 있다. 금융노조가 2000년 7월 인위적 합병 반대 파업을 한 지 14년 만에 3일 하루 동안 파업을 하기로 한 배경에도 이런 구조조정에 대한 반발이 깔려 있다.

■ 구조조정 실태

2일 금융권에 따르면, 국민·우리·신한·하나 등 9개 시중은행의 국내 점포는 7월말 기준 5101곳으로, 한 해 전인 지난해 6월말(5370곳)에 견줘 269곳이 감소했다. 1년 만에 전체 영업점포의 5%가량이 없어진 셈이다. 같은 기간 은행 직원들도 명예퇴직 등으로 회사를 떠났다. 1년 동안에 씨티은행과 스탠다드차타드은행은 각각 642명과 459명을 줄였고, 외환은행도 207명의 인력을 감축했다.

금융권에서는 5개 은행이 한꺼번에 퇴출당한 외환위기 이후 최대 규모의 구조조정이 벌어지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당시에는 1997년 말에서 1998년 말까지 은행 점포가 981개 없어졌고, 은행원도 3만9015명 줄어들었다.

은행뿐 아니라 증권·보험 등을 포함한 금융업종 전반을 보면 사정은 훨씬 더 심각하다. 증시침체와 과당경쟁으로 몸살을 앓아온 증권사와 저금리에 따른 역마진 문제에 봉착한 보험사의 경우엔 이미 회사별로 많게는 수천명 규모로 직원들을 내보내고 있다.

통계청 고용통계를 보면, 금융·보험업 취업자는 7월 기준으로 한 해 전보다 4만9000명이나 줄었다. 전체 산업 가운데 금융업의 고용 비중도 계속 떨어지고 있다. 올해 1월 3.49%였던 금융·보험업 취업자 비중은 계속 하락세를 보이다가 지난 7월에는 3.25%까지 내려갔다. 이는 글로벌 금융위기 직후인 2009년 3.26%보다도 낮은 수치다. 특히 대졸 사무직을 중심으로 한 상용직 임금노동자가 많이 줄었다. 7월 기준으로 임시직은 한 해 전보다 2000명 늘어난 반면에 상용직은 4만4000명 감소했다. 신규 채용 규모도 뚝 떨어졌다. 금융회사의 고용보험 자격 신규 취득자 규모로 비교해보면, 올해 1분기에 전년 동기보다 1297명 줄었다.

■ 배경·해법은?

금융당국은 우리 경제의 저금리·저성장 기조와 경쟁 심화 등으로 수익성이 감소한 데서 주요 원인을 찾고 있다. 지난해 은행권의 당기순이익은 3조9000억원으로 2011년 11조8000억원에 견줘 크게 줄었다. 같은 기간에 보험사들은 5조8000억원에서 3조6000억원으로 감소했고, 증권사도 2조2000억원에서 2000억원 적자로 돌아섰다. 권대영 금융위 금융정책과장은 “금융시장이 포화상태인데다 정보기술(IT) 발달 등에 따른 비대면 거래(직원을 직접 만나지 않고 인터넷 등을 활용해 금융거래를 하는 것)의 증가로 인해, 앞으로도 금융업 고용 전망은 밝지 않다”고 말했다.

14년 만에 시중은행을 중심으로 ‘넥타이 부대’가 들썩이고 있는 것도 이런 심상치 않은 구조조정 분위기가 영향을 미쳤다. 2일 김문호 금융노조 위원장은 기자회견을 열어 “금융산업은 여전히 관치금융으로 몸살을 앓고 있고, 단기실적주의가 만연한 가운데 상시적 구조조정으로 고통받고 있다”며 파업 돌입 배경을 밝혔다. 노조는 3일 서울 목동 종합운동장에서 총파업 집회를 열 계획이며, 10월과 11월에 2~3차 파업 돌입을 경고했다.

전문가들은 인력조정 위주의 비용감축에 의존하면 장기적으로 금융업의 경쟁력을 훼손시킬 수 있다고 우려한다. 권순원 숙명여대 교수(경영학)는 “은행의 경우 인건비 등 판매관리비 비중은 글로벌 금융위기를 계기로 줄어드는 추세인데도 점포 축소와 인력조정을 강행하는 것은 논리적 모순”이라며 “점포를 무리하게 줄이면 고객 이탈과 금융사고 증가로 수익성이 더 악화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권 교수는 “영업시간·영업일 조정, 인스토어 점포 보급을 통해 직장인들의 점포 이용률을 높이는 등 기존 점포와 인력의 활용도를 높이는 쪽으로 고민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강경훈 동국대 교수(경영학)도 “골드만삭스는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과도한 인력감축 대신 고부가가치를 내는 지역에 인력을 재배치하는 방식을 택했다”며 “손쉬운 비용감축보다는 새로운 비즈니스에 대한 투자를 통해 지속가능한 성장동력을 확보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황보연 기자 whynot@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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