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의 우울한 기업문화를 혹자는 "노인병원 분위기"라고 했다.
건강을 회복해서 퇴원하리라는 희망이 아니라
죽어서 나갈 날을 기다리는 우울이 지배한다면서.
우울은 희망의 부재이며
역으로 과잉 목표, 즉 도달할 수 없을 목표에
자신을 반복적으로 몰아붙인 때문에 발생한다.
주어진 목표가 도달 불가능한 것임에도 이에 집착할 때
누구나 무기력에 빠지고 이는 우울로 이어진다.
늘 전교 2등이라는 훌륭한 성적을 유지하던 학생이
어느 날 전교 1등을 못하는 자신에 지쳐 자살하는 경우가
이런 사례일 것이다.
그래서 진정한 용기는 주어진 목표의 당위성에 끌려다니며
도달 불가능한 목표 앞에서 스스로를 우울에 빠뜨리는 것이 아니라,
주어진 목표를 거부하고 나 스스로의 희망을 만들어 가는 것이다.
모두가 인정할지 모르지만 KT 노동자들은 아프다.
모두가 환자들이고 KT가 병원이다.
이 병원이 죽을 날만 기다리는 노인병원이 아니라
희망을 향해 병마와 싸우는 병원이라면 아마도
직원들이 지금처럼 우울해하지는 않을 것이다.
그래서 지금 KT 노동자들에게 필요한 것은
위로부터 주어진 목표를 철저히 달성하고자 하는 근성이 아니라,
작은 것이라도 스스로 희망을 만들어 가는 것일지 모른다.
이 글을 읽은 많은 분들께 묻고 싶다.
위로부터 당신에게 부과된 목표가 아닌
나 스스로 이 회사를 다니면서 간직한 희망이 있냐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