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 CFT 221명 중 189명 명퇴 강요받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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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4월 있었던 KT의 대규모 명예퇴직 당시 퇴직을 거부, 크로스펑션팀(CFT)으로 배치된 직원들 221명 중 189명이 명예퇴직을 강요받았던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직장에 남기로 결정한 뒤 업무 정보 배제, 능력 이하의 업무 배당, 불쾌한 업무로 대체, 일에서 무시나 소외와 같은 업무상 불이익을 통한 괴롭힘을 당했으며 이로 인한 강박증·우울·불안·적대감 등이 일반인에 비해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KT 직장 내 괴롭힘 조사연구팀은 8일 지난 석달간 KT에 근무하고 있거나 근무했던 사람들을 대상으로 집담회, 설문조사(CFT 근무자, 2014년 명예퇴직자 대상), 심층면접 등을 진행한 결과 이와 같이 나타났다고 밝혔다.
KT 직장 내 괴롭힘 조사연구팀은 공익변호사단체, 인권단체, KT새노조, 연구자 등이 모여 만든 조사·연구 프로젝트팀으로 지난 5월말부터 조사를 진행해왔다.
이들에 따르면 설문조사에 응한 CFT에서 근무하는 221명 중 189명(86.3%)이 2014년 4월 강압적인 명예퇴직 요구를 받았으며 113명은 2014년 이전에도 꾸준히 있었다고 답변했다.
또 명예퇴직을 요구하는 수준은 대부분 강압적이거나, 불이익이 우려될 정도의 압박 수준이었으며 자발적인 의사를 존중하는 선에서의 권고 수준은 단지 25%에 불과했다.
특히 명예퇴직 요구를 불응하면, 불응자에게는 비인격적 조취가 취해져 응답자의 50% 이상에게 인사상 불이익을 준다고 했으며 기존 업무에서 배제했다. 이어 계속적인 면담과 조직구성원들로부터 집단 따돌림도 행해졌다.
이들이 겪은 직장 내 괴롭힘은 직접적인 폭력이나 위협적인 행동을 당하는 경우보다는 주로 업무 정보 배제, 능력 이하의 업무 배당, 불쾌한 업무로 대체, 일에서 무시나 소외와 같은 업무상 불이익을 통한 괴롭힘이었다.
이러한 직장 내 괴롭힘은 정신적 불안으로 이어져 직장 내 괴롭힘이 심할수록 신체화, 강박증, 대민예민성, 우울, 불안, 적대감, 공포불안, 편집증, 정신증이 유의미하게 증가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비해 직장내 괴롭힘으로 인해 의료적 진료 또는 상담을 받은 경우는 단지 34명(15.7%)에 불과했다.
또 회사가 대상자를 CFT 조직에 배치시킨 이유로는 ‘명예퇴직을 거부하였기 때문에’가 가장 많았으며, ‘노동조합 활동’도 중요 이유로 꼽혔으며 대상자 중 166명(76.1%)은 현재의 업무가 매우 불필요하거나, 불필요하다고 응답했다.
KT 직장 내 괴롭힘 조사연구팀은 “지난 4월 퇴직한 KT 노동자들의 대부분(83%)의 경우, 잔류시 가해질 불이익과 명예퇴직을 신청하라는 압박을 견디기 어렵다는 점이 명예퇴직을 결정한 케이스”라며 “이는 노조원들로부터 실질적인 의견 수렴 조치 없이 노조 집행부가 일방적으로 사측과 명예퇴직을 실행했다고 보이는 점에서 더 문제가 된다”고 지적했다.
또 “KT 내에서 다양한 형태의 노동자들에 대한 괴롭힘 행위가 존재하는 것으로 응답이 나왔고 이로 인한 정신 건강의 문제도 대두되고 있지만 이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나 제도적 방안들은 논의되고 있지 못하다”며 “향후 심층면접과 해외 사례 연구 등을 지속해 직장내 괴롭힘에 관대한 기업문화 혁신과 제도적 방안에 관한 사회적 논의를 확산시킬 예정”이라고 강조했다.
김아연 기자 csdi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