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음의 기업´ KT 예견된 인재?…황창규 '무대응', 왜 | ||||||||||||
˝직원 사망은 개인적 문제˝라더니…설문 연구 결과 심리적 압박감에 의한 질환으로 분석돼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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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박시형 기자) KT의 높은 자살률이 사측의 강압적인 명예퇴직 압박과 과도한 업무 때문이라는 의견이 제기됐다. 황창규 회장은 공기업 마인드를 뿌리뽑는 대신 직원들의 생명을 뽑아낸 셈이다.
10일 공익변호사단체와 인권단체 연구자 등으로 구성된 'KT 직장내 괴롭힘 조사연구팀'은 KT 전·현직 직원 211명 을 대상으로 설문 조사를 벌인 결과 사측이 지부장, 지사장, 팀장, 노사협력팀 등 여러 사람이 돌아가며 한사람과 면담하며 명예퇴직을 압박했고, 불응할 시 협박과 업무배제, 집단 따돌림 등의 괴롭힘을 일삼은 것으로 조사됐다고 밝혔다. 괴롭힘은 업무 정보를 보여주지 않거나 불쾌한 업무, 과도한 업무 목표 설정 등 업무와 관련해 스트레스를 주거나 험담이나 의견 무시 등 인격적인 모욕을 주는 식이었다. 이는 정신적 고통으로 그대로 옮겨가 우울, 불안, 적대감, 정신증 등 정신적 질환이 일반인에 비해 훨씬 높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4월 투신한 A 씨도 같은 선상에서 생각할 수 있다. A 씨는 15년 이상 KT에 몸 담았지만 명예퇴직 대상으로 분류돼 면담을 했고 급기야 업무로 인해 약 8일간 집에도 제대로 들어가지 못하는 등 심리적 낭떠러지에 몰려 있는 상황이었다. 당시 사측은 "A 씨가 평소 우울증을 앓고 있었다"며 "이번 구조조정과 관계 없다"고 말했지만 연구팀의 설문 조사 결과는 그의 사망이 명퇴와 밀접한 연관이 있음을 짐작케 한다. 통계청에 따르면 인구 10만명 당 자살은 31.7명으로 전체 사망자의 6.2%다. KT와 같은 대기업은 입사 시 건강검진, 정신질환 확인 등을 거치기 때문에 자살률이 훨씬 낮아진다. 그럼에도 KT의 재직 중 사망자 중 자살이 차지하는 비율은 10%에 이르는 것으로 조사됐다. KT노동인권센터가 2006년부터 2014년 8월까지 집계한 자료에 따르면 58세 이하 KT 전·현직 직원 사망자는 308명으로 이중 자살한 사람은 33명이다. 지난 5월과 6월 심장질환으로 돌연사한 2명의 직원들도 사망 원인이 스트레스 때문이라고 추측할 수 있다. 이들 역시 수차례 구조조정 면담과 퇴출 압박에 시달렸고, 심리적 부담이 심혈관계에 지장을 초래했다는 것이다. 이처럼 심혈관계 질환이나 뇌출혈 등으로 돌연사한 인원은 2006년부터 최근까지 무려 85명이나 된다. 의학계에서는 스트레스가 혈액 내 교감신경자극 호르몬의 분비를 증가시켜 혈압을 상승시키고, 부정맥을 유발하며, 특히 혈소판의 응집력을 증가시켜 급성 심근경색과 같은 심장병을 유발하는 원인으로 규정하고 있다. 이런 정황을 분석해 보면 KT는 영업이나 구조조정 과정에서 사람들을 내쫓고 압박하는 등 굉장히 무리한 경영을 하고 있다는 결론에 이른다.
연구에 참여한 임상혁 인도주의실천의사협의회 환경노동위원장은 "스트레스는 여러가지 질환을 일으킬 수 있는데 가장 잘 알려진 것은 '심혈관계 질환'과 '정신질환'이다"라며 "이러한 사인의 비율이 높다는 것은 기업 내 문제가 있다는 의미"라고 평가했다. 그는 "기업은 개개인의 인격과 생명을 존중해줘야 한다"며 "이번 설문조사에서 KT가 CFT를 비롯한 직원들에게 행한 정신적인 피해가 심각한 것으로 나타난만큼 사측은 사안에 대한 진상 조사와 함께 피해를 당한 직원들의 사회 안전망 확보를 해야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황창규 KT 회장은 직원 사망 등과 관련해 단 한차례도 언급을 하지 않고 있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