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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짜 사장 나와라'' SKB·LGU+ 비정규직 첫 공동파업

희망연대노조 2014.10.14 01:31 조회 수 : 2698

"진짜 사장 나와라" SKB·LGU+ 비정규직 첫 공동파업
"교섭해태·부당노동행위 원청이 책임져라" … 오늘 복귀, 노숙농성 진행
2014년 10월 13일 (월)윤성희  miyu@labortoday.co.kr
  
▲ 윤성희 기자

지난 11일 오후 서울역광장이 주황색과 보라색으로 가득 찼다. 주인공은 첫 공동파업 집회를 연 SK브로드밴드와 LG유플러스 노동자들이다. 무대는 작았으나 희망연대노조 SK브로드밴드비정규직지부·LG유플러스비정규직지부 조합원 1천800여명은 한목소리로 "진짜 사장이 책임져라"고 외쳤다.

LG유플러스 강북서비스센터 소속 이범준(32·가명)씨도 목청껏 소리를 질렀다. 이씨는 생계를 잇기 어려울 정도로 일을 하지 못하고 있다. 8월부터 일하는 시간보다 센터 앞에서 대기하는 시간이 더 많았기 때문이다. 센터는 외주인력을 조합원이 담당하는 지역에 투입하거나 업무를 우선 할당해 일감을 빼앗아 갔다. 하루에 한두 건만 일이 떨어진 탓에 급여명세서에는 달랑 85만원이 찍혔다. 기름값·식대 빼면 47만원이 남는다. 

두 달이 넘게 사정이 이렇다 보니 최근에 어렵게 구한 전세를 내놓고 월세로 옮겨야 했다. 그래도 이씨는 "계속 출근하고 계속 싸워야죠"라며 담담하게 말했다. 

◇"협력사 부당노동행위 원청이 막아야"=두 지부는 이날 '파업투쟁 승리 공동 결의대회'에서 원청 직접고용과 다단계 하도급 철폐, 성실교섭을 촉구했다. 개통기사의 협력업체 정규직 전환과 2014년 임단협 체결을 놓고 사측과 집중교섭을 벌였지만 합의점을 찾지 못했다. SK브로드밴드지부는 6~8일, LG유플러스지부는 8~11일 1차 경고파업을 벌였다.

SK브로드밴드지부의 경우 경고파업 뒤에도 교섭이 답보 상태다. LG유플러스지부는 사측이 일부 진전된 안을 내놓은 것으로 전해졌다. LG유플러스지부에 따르면 사측은 기본급(고정급)을 신설하고 여기에 건당 수수료를 성과에 따라 주는 임금체계 개편안을 제안했다. 4대 보험 가입 의무화도 언급했다. 지부 관계자는 "일부 진전된 안이 나왔지만 구체적 실행계획이 없어 진정성을 의심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노동자들은 조합원 일감 뺏기와 도급계약 강요, 노조탈퇴 종용 같은 협력업체의 부당노동행위를 원청이 중단시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를테면 SK브로드밴드 인천계양서비스센터는 업체 변경 과정에서 도급계약서 체결을 요구하며 이에 응하지 않은 조합원들에게 사번을 주지 않았다. 조합원들은 두 달째 업무를 할당받지 못하고 있다. SK브로드밴드 전남동부센터 역시 개통기사들의 근로계약을 도급계약으로 전환했다가 8월 초 개통기사의 근로자성을 인정하라는 광주지방고용노동청의 시정지시를 받았다. 사업주는 이를 거부하며 법적 대응을 예고했다. LG유플러스 강북서비스센터는 개통기사들에게 4대 보험료를 부담시키고 외주인력을 고용해 조합원들의 일감을 줄이고 있다. 경상현 LG유플러스지부장은 "협력업체들이 뚜렷한 대안 없이 복귀만 종용하고 있다"며 "결국 원청이 책임지고 문제를 풀어야 한다"고 말했다.

◇현장복귀 후에도 원청사 앞 농성 진행=두 지부는 경고파업을 마치고 13일 현장에 복귀한다. 교섭에 집중하면서 현장 상황이 심각한 지회를 중심으로 원청의 행동을 촉구하는 투쟁에 나설 방침이다.

지난달부터 서울 여의도 LG트윈타워 앞에서 노숙농성 중인 LG유플러스지부에 이어 SK브로드밴드지부도 이달 10일부터 서울 중구 SKT 본사 앞에서 무기한 농성투쟁에 돌입했다. 

농성단에 참여한 SK브로드밴드 전남동부센터 소속 기사 이학빈(34)씨는 "통신대기업들은 윤리경영을 하고 있다고 자랑하기에 앞서 근로기준법부터 지켜야 한다"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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