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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 통신경쟁력 회복 시나리오 딜레마

매일일보 2014.10.23 02:23 조회 수 : 4474

KT, 통신경쟁력 회복 시나리오 딜레마
비통신 계열사 매각 회의론 대내외적 급부상
수익성 좋은 호텔사업 추진하며 탈통신도 유지
2014년 10월 22일 (수) 15:57:24김창성 기자  bravok@m-i.kr

[매일일보 김창성 기자] KT가 통신기업 경쟁력 회복을 선언하며 전임회장 리스크 탈피에 나섰지만 수익성 좋은 비통신 분야 사업 추진을 두고 딜레마에 빠졌다.  황창규 KT 회장은 지난 1월 취임 이후 비(非) 정보통신기술(ICT) 계열사 매각에 나섰다. 황 회장이 계열사 개편의 칼을 빼든 것은 이석채 전 회장이 탈 통신을 외치며 KT의 외형을 키운 것과는 대조적이다.


  
▲ 황창규 KT 회장은 통신기업 경쟁력 회복을 위해 비통신 계열사 매각에 나섰지만 대내외적 회의론에 부딪혔다. 또한 실적이 악화된 상황에서 수익성 좋은 비통신 부문 사업에 대한 미련도 떨치지 못하며 호텔 사업도 추진 중이다.
황 회장은 지난 6월 비 ICT 계열사인 ‘KT렌탈’과 ‘KT캐피탈’을 매각하기로 했다. 황 회장의 이 같은 조치는 비 ICT 계열사를 정리하고 KT 53개 계열사를 ICT 위주로 재편하기 위한 첫 걸음으로, 올해 연이은 악재로 얼룩진 KT가 국내 통신 기업 맏형으로서의 자존심을 세울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됐다.

앞서 황 회장은 지난 5월 취임 이후 열린 첫 기자간담회에서도 이동통신 기업 경쟁력 회복을 위해 계열사를 재편하겠다는 의지를 피력한 바 있다.


순조롭게 진행되던 계열사 개편이 벽에 부딪힌 건 알짜 계열사로 분류됐던 ‘KT렌탈’이 ‘거품’ 논란에 휩싸이면서 부터다. 이에 KT렌탈 인수 의향을 밝혔던 후보군들은 최근 잇따라 인수 철회 의사를 밝혔다.  인수 철회 의사를 밝힌 곳은 사모투자펀드(PEF) 운용사인 한앤컴퍼니와 MBK파트너스, GS홈쇼핑 등 3곳. 이들은 잇따라 실사를 중단하고 사실상 인수전 불참을 택했다.


이들은 KT렌탈 인수후 예상보다 시너지 효과가 크지 않다는 판단을 내린 것으로 보인다.  타 산업에 비해 사업 진입장벽이 높지 않아 언제든지 경쟁사에 쉽게 추격을 허용할 수 있고, 렌터카 시장 특성상 어느 한 기업이 독점적 지위를 오랫동안 유지하기 힘들다는 판단 때문이다.  또 KT렌탈의 시장점유율이 올 2분기 기준 26.0%로 2위 업체인 AJ렌터카(13.4%)의 두 배에 달하지만 시장 지배적 수준인 30~40% 정도가 아니라 사업 안정성을 보장할 수 없다는 점도 이들이 마음을 돌린 이유로 분석되고 있다.


최근 KT 내부에서도 알짜 계열사인 KT렌탈 매각에 대한 부정적 견해가 나오면서 KT도 난처한 상황이다.  KT렌탈의 영업이익률이 그룹 내에선 독보적인 1위로 지난해에는 두 자릿수인 11%였고, 2011년엔 12.4%까지 상승한바 있어 수익성 좋은 계열사를 굳이 매각할 필요가 없다는 판단이다.

또 고착화된 국내 이동통신 시장 상황이 장기화 될 조짐도 있어 성장 한계에 다다른 만큼 비통신 계열사 매각만이 능사가 아니라는 지적도 한몫하고 있다.


최근 추진 중인 호텔 사업 추진도 이러한 측면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KT의 종합 부동산 담당 계열사인 KT에스테이트는 최근 KT 서울 송파지사 부지에 대한 지구단위변경계획서를 송파구청에 제출했다. 현재 이 부지는 일반상업지구여서 일반적인 관광호텔만 들어설 수 있다.  KT에스테이트는 이 부지에 방 안에 조리시설이 있는 레지던스(가족호텔)를 짓기로 하고 지구단위변경계획서를 제출한 것.


KT는 “제2롯데월드 등 주변 시설을 볼 때 장기 투숙 수요가 있다고 판단해 레지던스 건립을 추진 중이나 가족호텔을 짓기 위한 가장 첫 단계인 지구단위변경 신청을 한 수준이어서 아직 아무것도 결정이 나지 않은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황 회장은 알짜 계열사를 매각하며 통신경쟁력 회복을 다짐한 마당에 비 통신 계열사를 계속 품고 있을 이유가 없다고 판단했지만, 결과적으로 올 한해 실적 악화에 시달리면서 수익성 전망이 좋은 비 통신 부문 사업 추진에 대한 미련도 떨칠 수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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