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통사 단통법 수혜 진짜네...3분기 수익 짭짤
매출은 제자리인데 영업이익 급증
3사는 "마케팅 비용 감소가 원인"
4분기에도 실적 개선 이어질 전망
올해 3분기 국내 이동통신업체들의 경영 실적이 호전된 것으로 나타났다. 영업정지에 따른 마케팅 비용 절감과 더불어 단말기유통구조개선법(이하 단통법) 시행을 앞두고 시장안정화를 위해 정부가 고강도 규제를 펴면서 보조금 경쟁이 줄어들었기 때문으로 보인다. ‘이동통신시장에서 규제 강화는 결국 이통사에게만 이익’이라는 세간의 의혹이 어느 정도 타당했다는 점이 입증된 셈이다.
가장 먼저 실적을 발표한 LG유플러스는 3분기에 매출 2조908억원에, 영업이익은 1,745억원이라고 27일 밝혔다. 이는 전분기 대비 각각 1.2%와 78%씩 늘어난 규모다. 업체 측은 “초고속 인터넷 및 인터넷TV(IPTV)와 롱텀에볼루션(LTE) 가입자 증가 등 유무선 분야에서의 고른 성장이 실적을 개선시킨 원인”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매출은 거의 제자리였는데도 영업이익이 급등한 것은 보조금 경쟁이 금지된 것을 빼고는 설명하기 힘들다. LG유플러스 관계자도 “단통법 시행을 앞두고 마케팅 비용이 많이 줄어든 게 실적 개선에 영향을 미쳤다”고 말했다. 실제 LG유플러스의 3분기 마케팅 비용은 전분기에 비해 13.2% 줄어든 4,772억원에 그쳤다.
3분기 실적 발표를 앞둔 SK텔레콤(29일)과 KT(31일) 역시 실적이 개선될 것으로 관측된다. 금융정보업체인 에프엔가이드가 올해 3분기 이동통신업체들의 실적과 관련해 내놓은 14개 증권사 분석 보고서를 취합한 결과에 따르면, SK텔레콤은 매출 4조3,720억원에, 영업이익은 5,900억원, 순이익은 5,242억원을 달성할 전망이다. 이는 전분기대비 각각 1.55%, 8.05%, 5.35%씩 증가한 수치다. 가장 많은 가입자를 확보하고 있는 SK텔레콤도 가입자 유치경쟁이 약화하면서, 수익성이 향상된 것으로 보인다.
증권사들이 3분기 매출 5조9,293억원에, 영업이익 3,147억원, 순이익 1,505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하는 KT는 4월 대규모 구조조정에 따른 인건비 절감 효과에 마케팅 비용 축소까지 더해져 흑자 전환이 확실시 된다. 지난 2분기 KT의 영업손실은 8,130억원에, 당기순손실도 7.572억원을 기록했다.
이통사 관계자는 “3분기 실적 개선은 불법보조금 살포로 이통3사가 3월13일부터 5월19일까지 순차 영업정지를 당하면서 마케팅 비용이 감소된 영향이 컸다”면서 “당국이 보조금 살포가 불공평하게 이뤄진다며 규제강화에 나섰지만 소비자에게 이익이 골고루 돌아가기보다는 이통사들의 배만 불려준 셈”이라고 말했다.
4분기에도 이통사들의 실적개선은 계속 이어질 것이란 게 업계 전문가들의 시각이다. 양종인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단통법 시행 첫 달인 10월에도 이통사들의 마케팅 비용은 법 시행이전으로 회복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며 “‘아이폰6’ 출시가 본격화되는 다음 달부터 마케팅 경쟁이 벌어지기는 하겠지만, 단통법으로 인해 예전처럼 가입자를 빼앗기 위한 보조금 과다경쟁은 일어나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