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잇단 대출사기 연루 의혹 KT, 침묵으로 일관

시사브레이크 2014.11.06 02:10 조회 수 : 4047

잇단 대출사기 연루 의혹 KT, 침묵으로 일관"개인 비리" "정상 거래" 해명 반복…감사시스템 전면재점검 시급


[시사브레이크 = 임성민 기자]

  
▲ 취임 9개월을 넘긴 황창규 회장의 KT 개혁의지가 있는지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취임 9개월을 넘긴 황창규 회장의 KT 개혁에 경고등이 켜졌다. 논란이 된 위성 불법 매각, 사내통합전산망(BIT), 자회사인 KT ENS의 사기 대출 등에 대한 정리 작업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으면서 황 회장의 개혁 의지에 의문부호가 붙기 시작했다. 특히 KT ENS가 두 번에 걸쳐 대형 사건에 연루됐는데도 “개인비리” 혹은 “정상거래”라는 해명만 반복하면서 빈축을 사고 있다. 급기야 KT 개혁의 시작은 내부 감사 시스템에 대한 대대적 점검이 선행돼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 KT는 잇단 사고에 “우린 몰랐다”로 의혹 키워= 5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KT ENS는 올해 2월 불거진 직원의 거액 대출사기 연루에 이어 최근 모뉴엘의 허위 수출 사건에도 관련업체로 이름이 올랐다. 공교롭게 KT ENS가 연루된 두 사건은 모두 현재 KT그룹의 경영기획을 총괄하는 핵심 임원이 대표를 맡던 시절에 벌어졌던 일이다.


KT ENS 직원이 대표이사 명의를 도용해 협력업체에 대출서류를 발급해 주고 이를 이용해 1조8,335억원을 사기 대출한 사건은 2008년 5월부터 올해 1월까지 일어났다. 또 모뉴엘의 해외총판 역할을 맡아 2,000억원 규모의 PC를 구입하고 수출채권을 발행해 결과적으로 사기 수출을 도왔는데 이는 2007년부터 지난해 말까지 일어난 일이다. 이 임원이 KT ENS 대표를 맡았던 2009년은 두 사건이 한창 진행 중이던 때이다.


KT에서 이 임원만큼 관련 내용을 잘 파악하고 있는 인물이 없다는 평가다. 그런데도 KT는 사건이 잇따라 발생한 후에 명확한 해명 없이 “우린 몰랐다, 문제가 없다”는 입장만 고수하고 있어 의혹을 키우고 있다. KT 관계자는 “KT ENS 직원의 대출 사기 연루 건은 개인비리여서 당시 대표가 알 수 있는 일이 아니고, 모뉴엘과 거래는 실제 PC를 구입해 미 ASI에 제품을 건넨 정상적인 수출이어서 문제될 게 없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KT 내부 반응은 다르다. 올해 1월 말 황 회장 취임 후 강하게 밝힌 개혁 의지와 달리 내부 감사 시스템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KT의 또 다른 관계자는 “위성 불법 매각, 1조원이나 투입했는데도 제대로 작동되지 않는 BIT, KT ENS의 잇단 추문 등 어느 것 하나 제대로 해결되거나 해명된 것이 없다”며 “회사가 큰 손실을 입은 만큼 구상권 청구 및 손해배상소송도 제기해야 정상인데 아무런 행동을 취하지 않고 있다”고 의문을 표시했다.


  
▲ 지난 8월 10일 서울 종로구 세종로 광화문 KT사옥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KT 표현명(오른쪽) 사장과 송정희 부사장이 개인정보 유출 사건 재발방지대책에 대해 발표한 뒤 고개를 숙여 사과하고 있다.

■ = 인사도 이해할 수 없다는 목소리들이 많다. 8300여명의 직원들이 명예퇴직을 통해 회사를 떠났는데, 문제가 된 사건에 관련된 임원들에 대한 조사나 책임을 묻는 작업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특히 황 회장은 취임 후 KT ENS 직원의 대출 사기 연루 사건을 보고 받고도 책임 소재를 가리는 조사나 재발 방지 대책 수립 등이 제대로 진행되지 않았다는 지적이다. 이에 대해 KT 관계자는 “대출사기 연루 건은 내부 조사 결과 직원 개인 비리로 확인 돼 추가 조사를 진행하지 않았다”며 “내부에는 더 이상 문제가 없는 것으로 종결됐다”고 설명했다.  이번 모뉴엘 건에 대해서도 황 회장이 따로 보고를 받았고 KT에서도 내부 감사를 진행 중이지만 아직까지 문제가 발견되지 않았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당시 KT ENS 대표 등에 대해서는 따로 조사를 하지 않고 있다.


황 회장은 취임 후 소통을 강조하며 수 차례 직원들에게 이메일을 보내기도 했지만, 이번 사건과 관련해서는 침묵하고 있다. KT 관계자는 “정부 조사 과정을 지켜보며 내부에서도 사실 확인 작업을 하고 있다”면서 “별다른 문제가 없는데 과거 자회사 대표까지 조사할 이유는 없다”고 말했다.


이를 바라보는 KT 안팎의 시각이 고울 수만은 없다. 업계 관계자는 “황 회장이 몸담았던 삼성그룹의 경우 작은 사건도 꼼꼼한 조사를 거쳐 대표이사를 비롯한 관계자들에게 엄중 책임을 묻는다”고 언급하면서“KT에선 아직까지 그런 모습이 보이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때문에 KT ENS가 두 번에 걸쳐 대형 사건에 연루되면서 내부 감사 시스템에 대한 대대적 점검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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