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 황창규 회장님, 개혁의지는 안녕하십니까? | ||||||
'사기대출' KT ENS, 모뉴엘 사태에도..말은 개혁인데 악재 터지면 선 긋기 '급급'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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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만닷컴=정수연 기자] '물러설 곳이 없다'던 황창규 KT 회장이 과연 개혁 의지가 있는 것인지 의문이 나오고 있다. 취임과 동시에 잇딴 악재에 수습만 하던 황창규 회장이 제대로 마무리한 일은 없다는 지적 때문이다. 취임 9개월에 접어든 황창규 회장은 그동안 KT의 자회사 KT ENS의 사기 대출, 위성 불법 매각, 사내통합전산망(BIT) 등 KT의 끊임없는 문제에 시달렸다. 하지만 사기 대출로 사회적 파장을 가져왔던 KT ENS가 또다시 대형 사건에 연루됐다. 3조원이 넘는 사기대출을 받은 모뉴엘 사태에 이름이 오르내리고 있는 것이다. 관세청은 KT ENS가 모뉴엘로부터 팔리지도 않을 제품을 받아 수출채권을 발행하고, 모뉴엘은 이 채권을 은행 등 금융권에 할인 매각해 자금을 융통한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KT ENS는 지난 2007년 이후 지난해 말까지 7년 동안 시장성이 없는 폐컴퓨터 등으로 구성된 홈시어터PC(HTPC)를 구매해 해외 현지 유통업체에 판매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렇게 KT ENS가 팔아준 모뉴엘의 허위 매출은 200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KT ENS는 2008년 5월부터 올해 1월까지 직원이 대표이사 명의를 도용해 협력업체에 1조8335억원에 달하는 대출을 해 준 사건이 벌어져 내부 직원이 중형을 선고 받기도 했다. 당시 KT 측은 이를 개인적 일탈로 규정해 꼬리자르기라는 비판을 받았다. 이번 모뉴엘 사태에서도 KT ENS 측은 "모뉴엘과 정상적인 거래를 했으며, 만약 허위거래가 있다면 우리 역시 피해자"라고 주장하고 있다. 이러한 대형 사고가 반복되자, 일부에서는 황창규 회장이 내부 감사 시스템 개혁 의지가 있는지 눈총을 보내고 있다. 다시 말하면, 내부 감사 시스템에 구멍이 뚫렸는데 고칠 생각을 안한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최수현 금융감독원장은 "금융인으로서 기본에 충실하지 못해 발생한 사건"이라며 "법과 원칙에 의한 현장의 금융질서를 확립하는 것이 시급한 과제"라며 내부통제 부실을 지적했다. 황창규 회장은 앞서 취임을 하면서 "문제를 알면서도 관행이라며 내버려 두는 태도, 보여 주기식 업무추진, 임시방편 및 부서이기주의로 인해 고객은 뒷전으로 밀려나고 있는 것은 아닌지 살펴 보고 우리의 태도와 일하는 방식을 근본적으로 바뀌어야 한다"며 "(그렇지 않으면) 이런 일들은 계속 반복될 것"이라며 근본적인 변화를 요구한 바 있다. 하지만 제대로 해결된 것은 없었다. 위성 불법 매각, 사기 대출, BIT 등 손해를 메우기 위한 소송도 없었고 강력한 임원 문책도 없었다. 물론 황창규 회장이 그동안 가만히 있었던 것만은 아니다. 자신과 임원들의 연봉 삭감을 시작으로 사상 최대 규모인 8300여명을 회사에서 떠나보냈다. 이 과정에서 "황창규 회장의 혁신이 모든 고통과 부담을 직원들에게 전가하는 것으로 귀결됐다"며 "황 회장이 1등 KT를 내세우면서 취임 3개월이 넘도록 구체적인 발전전략은 발표하지 않고, 단기적이고 일시적인 인건비 절감을 위한 명예퇴직을 선택했다"는 노조의 반발을 사기도 했다. KT새노조는 "취임사에서 현재 위기의 1차적 책임이 경영진에 있다고 했으면서 관련 책임자에 대한 고발이나 징계는 없었고, 이 전 회장과 같은 대규모 구조조정을 선택해 결국 직원들의 혁신 의지를 완전히 무시했다"고 비판하기도 했다. 이에 사원들은 대거 퇴직한 가운데, 문제에 관련된 임원들에게 책임을 묻지 않았다는 지적이 KT 내부에서도 나오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KT ENS의 사기 대출만 해도 당시 대표 등 임원들을 따로 불러 조사하지 않았다. 또 일각에서는 임기가 오는 2017년까지인 황창규 회장이 KT 조직을 뒤엎을 만큼의 애정은 없는 것이 아니냐는 비아냥도 일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