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지자 행보' 황창규 KT 회장, 내년 리더십 시험대 | ||||||
올 한해 악재 거듭…회사·개인 명성회복 초점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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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일보 김창성 기자] 전임 회장이 남기고 간 악재 수습을 하느라 지난 1년을 허비한 황창규 KT 회장이 다가올 새해부터는 본격적인 경영행보에 들어갈 전망이다. 특히 2015년은 임기 2년이 남은 황 회장 개인뿐만 아니라 악재가 겹친 KT에게도 명예회복에 나설 중요한 한 해 이기 때문에 그의 리더십에 업계 이목이 쏠려있다.
22일 업계에 따르면 황 회장은 조만간 비통신 계열사 매각 작업을 마무리하고 본격적인 통신경쟁력 강화에 나설 예정이다. 황 회장은 지난 1월 27일 KT 대표이사에 선임된 다음날 새롭게 구선된 임원진들을 소집해 ‘비상경영’을 선포했다. 황 회장은 이 자리에서 “현재 KT는 핵심인 통신사업의 경쟁력이 크게 훼손된데다 비통신 분야의 가시적 성과 부재, 직원들의 사기 저하 등으로 인해 사상 최대의 위기에 직면해 있다”며 “KT를 다시 일으켜야 한다는 막중한 소명을 받은 만큼 사활을 걸고 경영 정상화에 매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황 회장은 비상경영 실천과 관련해 먼저 최고경영자(CEO)가 기준급의 30%를 반납하고, 장기성과급 역시 회사의 성장 가능성이 보일 때까지 받지 않겠다고 밝히며 위기극복을 위한 솔선수범 의지를 보이기도 했다. 이와 함께 모든 투자와 비용을 원점에서 재검토하고, 계열사를 포함해 불요·불급·부진한 사업은 과감히 정리하기로 했다. 이처럼 황 회장은 실적악화, 계열사 대출사기, 대규모 고객정보 유출 등 취임 직후부터 이석채 전 회장 시절 곪았던 부분이 줄줄이 터졌지만, 이를 모두 본인이 안고 가겠다는 의지를 드러내며 경영정상화에 속도를 냈다.
현재 황 회장은 KT렌탈, KT캐피탈 등 비통신 계열사에 대한 매각 작업을 진행 중이며, 매각이 마무리 되는대로 통신 경쟁력 회복에 집중 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지난해 5월 속도, 용량, 연결이 폭발하는 융합형 기가 시대 선도와 5대 미래 융합서비스 육성, 고객 최우선 경영을 통해 1등 KT와 ‘기가토피아’를 실현하겠다고 선언한 만큼 미래지향적인 통신 인프라 구축에 박차를 가할 것으로 기대된다.
아쉬운 부분도 적지 않다. 상반기 내내 전임 회장 리스크를 수습하며 조직을 재정비하는 과정에서 대규모 명예퇴직을 실시하고 이들에 대한 사후 대책을 제시 했지만, 사실상 대다수의 인원들이 강제 해고되며 직원들의 불만은 가중됐다. 또한 비통신 계열사 매각을 통해 정체된 통신경쟁력 회복에 집중할 뜻을 내비췄지만 한편으로는 호텔 사업을 추진하며 수익성만 쫒다 통신기업 본연의 색깔을 잃을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높았다. 여기에 황 회장은 최근 서울 동대문·영등포를 비롯해 전국 도신 요지에 위치한 옛 전화국 부지를 활용한 기업형 임대주택 사업도 추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황 회장의 이 같은 행보는 알짜 비통신 계열사를 매각하며 통신경쟁력 회복을 다짐했지만, 결과적으로 올 한해 실적 악화에 시달리면서 수익성 전망이 좋은 비 통신 부문 사업 추진에 대한 미련도 떨칠 수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
KT 노조 관계자는 “황 회장은 전임 회장의 탈 통신 전략을 정면으로 수정했지만 갈수록 모호한 행보도 보이고 있다”며 “내년 사업 추진에
대한 확실한 청사진 제시가 미흡할 경우 자칫 KT 조직 전체가 혼란에 빠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