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쏟아져 나오는 50대들, 앞 세대가 못 겪은 고난의 노후

중앙일보 2015.01.16 18:48 조회 수 : 3391

쏟아져 나오는 50대들, 앞 세대가 못 겪은 고난의 노후

 
재취업·창업, 1차 베이버부머가 선점
저금리 탓 저금해 목돈 마련 힘들고
자식들의 부양 기대 못하는 낀 세대


지난해 6월 퇴직한 김재오(56)씨는 요즘 속이 탄다. 벌써 6개월이 넘도록 일자리를 못 구해서다. 10대그룹 계열사에 다녔던 그는 중소기업으로 눈만 낮추면 골라서 재취업할 수 있을 줄 알았다. 그러나 구직시장은 호락호락하지 않았다. 김씨는 "직장은 매일 전쟁처럼 돌아가니까 재취업을 준비할 겨를이 없었다"며 "원하는 곳은 일자리가 없고 오라는 곳은 급여가 너무 적어 6개월째 백수"라고 푸념했다. 최근엔 퇴직금까지 손대기 시작했다. 급여는 끊겼는데 생활비는 물론 대학생 자녀 둘 학자금까지 대야 하기 때문이다. 고민 끝에 김씨는 재취업 계획을 접고 아내와 식당 창업을 알아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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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씨가 처한 상황은 한국 사회가 겪을 퇴직 쓰나미의 단면을 보여준다. 본지 설문에서 1차 베이비부머(1955~63년 출생)의 선두그룹인 55~59년생 퇴직자 62.7%는 "기본 생활이 어렵거나 빠듯하다"고 응답했다. 대기업 임원 출신도 사정은 크게 다르지 않다. 국내 자동차회사 임원으로 퇴직한 이종렬(58)씨는 "막상 퇴직해 보니 노후가 너무 길어 뭐라도 해서 돈을 벌어야겠는데 찾기가 쉽지 않다"고 말했다. 긴 노후는 여성들도 다시 일터로 불러내고 있다. 10년 전 은행을 명예퇴직한 원선자(56)씨는 노후가 막막해지고 생활비도 아쉬워지면서 지난해 8월 인터넷 포털 회사에 시간제 근로자로 재취업해 월 65만원을 벌고 있다.

 이미 퇴직 쓰나미에 휘말린 386세대는 1차 베이비부머보다 더 열악한 노후를 맞을 공산이 크다. 이들 역시 앞서 퇴직한 베이비부머와 마찬가지로 걱정만 했을 뿐 노후준비를 제대로 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본지 설문조사에서 퇴직에 대한 준비를 40대 이전에 했다는 응답자는 29.8%에 불과했다. 열에 일곱은 ▶자녀 뒷바라지하느라 ▶수입이 적어서 노후준비를 못했다는 얘기다. 퇴직에 대비해 충분한 자산을 준비하지 못한 이유로는 '자녀 교육비'가 단연 최고(49%)였다.

 30년 노후를 생각하면 앞으로 퇴직자는 계속 돈을 벌어야 하는 '반퇴'가 불가피하다. 60세까지 직장에 다닌다 해도 체감정년은 짧을 수밖에 없다. 그런데 386세대는 앞 세대가 겪어본 적이 없는 '삼각 파도'와 맞서야 한다. 우선 과거와는 비교할 수 없는 규모의 퇴직 쓰나미에 휩쓸릴 수밖에 없다. 앞서 퇴직한 1차 베이비부머가 이미 재취업이나 창업으로 일자리를 꿰차고 있어 비집고 들어갈 틈이 그만큼 좁아진다는 얘기다. 뒤로는 해마다 80만 명에 이르는 2차(68~74년)·3차(79~85년) 베이비부머의 퇴직 쓰나미가 2045년까지 쉴 새 없이 몰아친다.

 고령화에 가속도가 붙으면서 '낀 세대'가 될 공산도 크다. 386세대는 부모를 부양해야 하는데 정작 자신들은 자식들의 봉양을 기대하기 어렵다는 얘기다. 자신의 노후는 스스로 준비해야 하지만 현실은 냉혹하다. 외환위기 직후 늘었다가 주춤했던 자영업자만 해도 최근 50대 퇴직 바람이 불면서 다시 늘고 있다. 자영업 창업의 바로미터인 '포터지수'가 이를 보여준다. 포터지수는 현대자동차의 1t 트럭인 포터가 얼마나 팔리는가를 기준으로 경기를 가늠하는 지표다. 최근 자영업자가 늘어나면서 수요가 급증해 현대차 포터를 인도받으려면 석 달을 기다려야 한다. 영세 자영업자 홍수 사태가 재연될 우려가 크다는 얘기다.

 저금리·저물가도 앞으로 퇴직하는 사람들의 노후를 힘들게 만든다. 1~2%대 초저금리로는 적금을 부어 목돈을 만들 수 없다. 마지막 보루 역할을 했던 집조차 부동산경기 침체로 노후자금에 충당하기엔 역부족이다. 결국 반퇴시대를 이겨내자면 한 살이라도 일찍 노후 대비를 시작하는 수밖에 없다고 전문가들은 강조한다. 윤희숙 한국개발연구원(KDI) 연구위원은 "노후가 길어져 저축이나 연금에만 의존할 수 없게 됐다"며 "일찍 노후 대비에 나설수록 노후의 질이 달라지는 시대가 됐다"고 말했다.

◆특별취재팀=김동호·김기찬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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