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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완제의 재계 인사이트] '황의 법칙'이 무색해진 황창규 회장의 거꾸로 가기



'황의 법칙'으로 한 때 글로벌 정보기술(IT)업계에서 이름을 떨치던 황창규 KT 회장이 트렌드에 역행하는 '거꾸로 행보'로 안타까움을 자아내고 있다. '황의 법칙'은 반도체 메모리 용량이 1년마다 2배씩 늘어난다는 이론으로 지난 2002년 당시 삼성전자 반도체총괄 사장이었던 황 회장이 발표해 그의 성을 붙였다.

이 정도로 시대를 앞서가던 황 회장이 KT의 최고경영자(CEO)로 와서는 갈피를 못 잡고 우왕좌왕한다는 쓴 소리를 듣고 있다. 비대해진 조직의 혁신은 지지부진한 가운데 겉만 '삼성'으로 포장하는가 하면 '모바일 오운리(Mobile Only)' 시대에 '기가토피아'로 유선인터넷 사업에 치중하는 생뚱맞은 행보를 보이고 있다는 것. 이에 따라 오는 27일로 취임 1주년을 맞는 황 회장에게 걸었던 시장의 기대감이 점차 실망으로 변해가고 있다.


▶옥상옥(屋上屋) 비서실로 무늬만 삼성?

황창규 회장이 KT의 CEO로 내정된 것은 2013년 12월 16일이다. 이후 무려 40여일간의 업무 인수·인계 과정을 거친 뒤 지난해 1월 27일 임시주주총회를 통해 공식 취임했다. 취임하자마자 황 회장은 임원급을 50% 이상 줄이고, 전체 임원 수도 27% 줄이는 등 몸집 축소 작업을 우선시 해 문제점을 제대로 파악한 것으로 비쳐졌다. 그동안 KT는 전임자인 이석채 전 회장의 문어발 확장과 방만한 경영으로 조직이 비대해지고, 효율이 떨어진다는 평가를 받아왔기 때문이다. 더욱이 지난해 4월에는 황 회장이 전 직원에게 이메일을 보내 '독한 KT'로 거듭날 것을 강조하기도 했다. 그래서 어느 정도 시간이 지나면 황 회장만의 색깔이 담긴 구조조정과 쇄신 등이 이뤄질 것으로 관측돼 왔다.

그러나 큰 기대를 모았던 지난해말 정기인사에서 삼성그룹의 미래전략실을 본 뜬 비서실 확대 개편 외에는 눈에 띄는 것이 없었다. 삼성그룹은 비서실을 구조조정본부로 확대·강화한 뒤 현재는 그룹 컨트롤타워인 미래전략실로 유지하고 있다. 그래서 KT 안팎에서는 "삼성 DNA 도입작업"이라고 평가하고 있다. 비서실은 1,2,3 담당으로 나뉘는데 1담당은 신사업 기획 등을, 2담당은 재무·IR을 포함한 관리나 지원 업무를, 3담당은 홍보·커뮤니케이션 업무를 맡고 있다.

그런데 그나마 내놓은 이 개편안마저도 옥상옥(屋上屋)이란 비판을 받고 있다. 비서실의 모든 업무가 기존 업무와 중복 되기 때문. 비대해진 조직을 슬림화해야 하는데 오히려 비서실을 강화하면서 방만하게 만들었다는 것. 이는 재무실장이던 김인회 전무가 2담당을 맡은 것만 봐도 쉽게 알 수 있다. 1담당은 마케팅본부에서 임명했고, 3담당도 홍보실 인사로 채워졌다. 즉, 각각의 업무를 담당하는 본부나 실이 있는 상황에서 비서실에 각 업무를 담당하는 책임자가 또 있는 것. 3담당에 속해 있는 한 간부는 "그룹내 계열사 홍보의 리스크 관리 등 (기존 그룹 홍보실과는) 다른 업무를 하고 있다"고 밝혔지만, 업무가 중첩되는 것을 명쾌하게 설명하지 못했다.

게다가 KT에 삼성 DNA 심기가 제대로 될지도 의문이다. 비서실 2담당 임원인 김인회 전무는 1989년 삼성전자에 입사해 재무 부문에서 잔뼈가 굵은 '삼성맨' 출신이고, 3담당 임원은 공석이지만 삼성전자에서 홍보 업무를 맡았던 윤종진 KT렌탈 IMC본부장(전무)의 임명이 유력한 상황이다. 그러나 동부그룹이나 SK하이닉스에서 삼성 퇴직 임원을 데려다가 삼성의 DNA를 심으려 했으나 기업 문화가 다르면서 그다지 성과를 못 냈다는 것이 대체적인 평가다. 때문에 오히려 무리하게 추진하려다 '삼성 vs 비삼성'간 알력 등 역효과가 날 수도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는 실정이다.

▶'모바일 오운리' 시대에 생뚱맞은 '기가토피아'?

통신업계에서는 2만명이 훨씬 넘는 KT 인력이 1만명대로 내려와야 경쟁력이 있을 것이라고 보고 있다. 하지만 KT가 공기업적인 성격도 띠고 있어 황창규 회장이 시원스레 구조조정을 못하고 있다는 동정론도 물론 있다. 조직 문제는 이런 점과 방만한 경영을 한 전임자의 과오(過誤)라고 일정 부분 치부하더라도 황 회장이 1년이 다 되가는데도 뚜렷한 비전을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는 점도 문제다. 뇌 연구를 지원하는 헬스케어 사업은 그나마 새 먹을거리로 인정받을 수 있겠지만 황 회장이 지난해 내놓은 '기가토피아(GIGAtopia)' 실현은 '구시대의 유물'을 다시 끄집어냈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기가토피아란 기존 100Mbps 광랜보다 최대 10배 빠른 1Gbps 인터넷 인프라를 바탕으로 인간과 모든 사물이 연결되고 융합 서비스를 통한 정보통신기술(ICT) 생태계가 활성화되는 세상을 말한다. 황 회장은 지난해 5월 20일 취임 후 처음으로 기자간담회를 열고 기가토피아를 미래 비전으로 제시한 바 있다. 지난해 8월에는 전 임직원들에게 이메일을 보내 "기가토피아 속에서 새로운 성장 동력을 찾겠다는 것이 우리 회사의 목표"라며 "기가토피아를 위해서는 본업인 통신사업의 경쟁력이 우선"이라고 당부했다.

이와 관련해 통신업계의 한 관계자는 "'기가토피아'는 결국 KT가 타통신사와 비교할 때 유선통신사업이 타 통신사에서 쫓아오지 못하는 차별화 포인트라고 생각하고 이를 비전에 담은 건데, 요즘은 무선이 대세여서 트렌드에 뒤떨어진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면서 "때문에 황창규 회장이 통신산업을 잘 모르는 거 아니냐는 평을 듣고 있다"고 말했다. 이동전화 부문은 KT가 시장점유율(2014년 9월말 기준, 미래창조과학부 자료) 30.3%로 SK(50.1%)에 뒤떨어져 있지만 초고속인터넷 부문에서는 KT(42.4%)가 2위인 SK(24.8%)를 단연 앞서고 있다.

증권업계 관계자도 "'모바일 퍼스트(Mobile First)'에서 '모바일 오운리' 시대로 바뀌고 있는 상황에서 웬 유선인터넷이냐"며 냉소적인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 지난해 11월 대만 타이베이에서 구글이 개최한 '모바일 퍼스트 월드'(The Mobile First World) 행사에서 에릭 슈미트 구글 회장은 "모바일 퍼스트 시대를 넘어 모바일 오운리 시대가 올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과거 '황의 법칙'을 통해 세계 반도체업계를 선도했던 황 회장이지만, 통신업계에서는 슈미트 회장보다 한참 뒤떨어진 그저 문외한(門外漢)에 불과하다는 얘기를 듣고 있는 것.

이런 이유로 황 회장이 2년차를 맞는 2015년에 새로운 비전을 제시해 옛 명성을 되찾을 수 있을지가 초미의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다. 또한 옛 유물로 평가받는 기가토피아를 황 회장 특유의 '입김'을 통해 재고상품이 아닌 '신상'임을 입증하는 '황의 마법'을 보여줄 수 있을지도 역시 관전 포인트로 꼽히고 있다. 경제에디터 jwj@sport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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