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 1월 번호이동 시장서 ‘완패’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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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U+ㆍSKT에 1만6644명 가입자 뺏겨..독자적 전략 부재 지적 |
[뉴스핌=김기락 기자] KT가 지난달 번호이동 시장에서 완패했다.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에 1만6644명의 가입자를 빼앗긴 것이다. KT의 독자적인 전략 부재 탓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3일 한국통신사업자연합회(KTOA)에 따르면 지난 1월 이동통신3사 번호이동 실적은 ▲KT 1만6644명 순감 ▲LG유플러스 1만4544명 순증 ▲SK텔레콤 2100명 순증으로 집계됐다. 이는 알뜰폰을 제외한 실적으로, KT 가입자들이 LG유플러스와 SK텔레콤 등 경쟁사로 돌아선 결과다.
◆ KT 방어적 전략..가입자 이탈로 이어져 번호이동 시장은 소비자가 쓰던 번호를 유지하면서 통신사를 바꾸는 것으로, 이통 시장 경쟁의 중심축이다. 때문에 이통사와 판매점 등 유통망은 신규 가입 보다 더 적극적인 마케팅을 동원하고 있다. 관련 업계에서는 KT의 부진 요인으로 독자적 전략 부재가 가장 큰 것으로 지적하고 있다. 지난해 10월 단말기유통구조개선법(단통법) 시행 후 방어 중심의 전략이 올들어서도 이어진 탓으로 풀이된다. 단적으로 KT는 그동안 애플 아이폰을 판매해왔으나 창사 이래 처음으로 아이폰6을 판매한 LG유플러스에 속수무책으로 당했다. 지난달 KT에서 경쟁사로 이동한 1만6644명의 소비자 중 상당수가 아이폰6 가입자라는 게 업계 관측이다. 업계 관계자는 “KT는 경쟁사가 아이폰6, 갤럭시노트4 등 주요 스마트폰 출시를 통해 마케팅 선점효과를 높이고 있으나 이렇다 할 독자적 전략을 내놓지 못하고, 경쟁사를 견제하는 수준에 그치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지난달 19일 KT는 하루만에 6423명의 가입자를 경쟁사에 내줬다. 이튿날 KT는 SK텔레콤이 아이폰6와 갤럭시노트4 등 주력 단말기에 45만원 이상의 고액 리베이트(판매 장려금)을 지급했다며 방송통신위원회의 신고했다. ◆ KT 부진, LGU+와 대비 KT의 부진은 LG유플러스와 대비되고 있다. LG유플러스는 지난해 10월 아이폰6를 출시하자마자 중고폰선보상제 ‘제로클럽’을 업계 최초로 선보여 시행 중이다. 이는 소비자가 단말기를 살 때 18개월 후 반납하는 것을 조건으로 중고가격을 미리 지급받는 프로그램이다. 아이폰6 기준 30만~32만원을 먼저 보상받을 수 있다는 점이 시장에서 큰 반향을 일으킨 것으로 보인다. SK텔레콤과 KT도 ‘프리클럽’, ‘스펀지 제로클럽’으로 각각 선보였으나 지난달 이 제도를 중단했다. 방통위가 지난달 14일부터 단말기 반납과 관련한 구체적인 이용조건(이통사의 반납조건을 충족하지 못할 경우 반납불가 및 이에 따른 위약금 부과) 등을 소비자에게 명확하게 고지하지 않아 분쟁발생 우려가 있다고 판단, 사실조사에 들어갔기 때문이다. 증권가에서도 KT가 올해 수익성을 높일 수 있을 것이란 관측과 함께 대안이 필요하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최남곤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KT의 지난해 4분기 연결 영업이익은 전기보다 90% 줄어든 341억원으로 ‘어닝쇼크’를 나타냈다”며 “경쟁사와의 주가 수익률 경쟁을 위해서는 2014년 황창규 CEO가 발표한 5대 성장사업에서의 성과 창출이 담보되거나, 추가 구조조정 등의 확실한 대안이 있어야 할 것으로 판단한다”고 설명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