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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은 내 차례?"…떨고 있는 삼성물산 직원들

[부동산x파일]‘600명, 800명, 그 다음에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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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종철

삼성물산의 내부 분위기가 그 어느 때보다 흉흉하다. 대규모 구조조정에 대한 불안감이 높아지면서다. 삼성물산 측은 “상시적인 인력개선 작업일 뿐 인위적 구조조정은 아니다”라고 부인했다.

하지만 지난해 4분기에만 600여명의 직원을 내보낸 것으로 알려졌다. 이어 올 1월 또다시 800여명의 직원에게 희망퇴직 대상자임을 통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들 중 몇몇은 퇴직 후 제일모직으로의 이직을 권유받기도 했다는 게 관계자들의 귀띔이다.  삼성물산은 희망퇴직 독려를 위해 퇴직금도 지난해보다 1인당 6000만원을 더 올렸다. 지난해 1인당 최대 퇴직금이 1억6000만원이었다면 이번에는 직급에 따라 최소 1억9000만원에서 최대 2억2000만원을 준다. 직원들 사이에선 ‘이제 시작’이라는 분위기다. 직원규모를 5000명 수준까지 줄인다는 얘기가 공공연히 들리기 때문이다.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9월말 기준 삼성물산의 건설부문 인력은 비정규직을 포함해 총 7795명. 5000명 수준까지 줄인다면 이미 통보받은 800여명을 제외하더라도 앞으로 1000명 이상을 더 내보내야 한다. 당장 오는 6월 2차 구조조정 가능성이 제기된다. 직원들 사이에선 ‘3·6·9’ 라는 소문도 돈다. 3월, 6월, 9월마다 구조조정이 이뤄질 수 있다는 의미다.

직원들이 더 불안해하는 이유는 누가 대상이 될지 가늠이 안되기 때문이다. 지난해에는 퇴직을 앞둔 직원들이 주요 대상이었지만 이번에는 비교적 연차가 낮은 직원들도 포함됐다. 이 때문에 직원들 사이에선 “저 직원이 왜? 기준이 뭐지, 맞벌이가 대상자?” 등의 불안섞인 목소리들이 나온다.

이처럼 대대적인 인력구조조정을 추진하는 배경에 대해선 여러 가지 분석이 나돈다. 우선 수익성 악화가 꼽힌다. 삼성물산은 매출이 꾸준히 성장세를 보여왔지만 해외사업 등에서 손실을 보면서 수익성이 악화됐다.  지난해 4분기에는 사우디아라비아 구라야현장과 인천 옥련프로젝트에서 총 2645억원을 손실처리하면서 540억원의 분기손실을 냈다.

2010년 정연주 사장 취임 이후 해외사업 확대 등을 이유로 직원수가 3000명 이상 늘어난 것도 부담이다. 해외사업이 예전같지 않으면서 최근 2~3년 전부터 과잉인력에 대한 지적이 있었다.  일각에서는 이번 구조조정을 지배구조 개편을 위한 몸집줄이기로 보는 시각도 있다. 조직을 슬림화해 앞으로 계열사간 합병을 용이하게 하기 위한 선제조치라는 풀이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삼성그룹 경영권 승계를 위한 방안으로 제일모직과 삼성물산의 합병 가능성은 꾸준히 제기돼왔다. 삼성물산은 지난해 12월 메인사업인 주택사업부를 빌딩사업부로 통합했다. 부동산개발사업도 조직의 가장 최소단위인 ‘파트’로 격하하는 등 조직을 축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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