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중공업 구조조정 마지막 57명에 사직 압박…'과락 점수 80점'
기사승인 [2015-03-08 18:00], 기사수정 [2015-03-09 17: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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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투데이 홍정원 기자 = 현대중공업이 ‘직무역량향상교육’의 최소 합격 기준을 상향조정하며 마지막 남은 구조조정 대상자에 대한 압박의 강도를 높이고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8일 금속노조 현대중공업 일반직지회에 따르면 사측은 최근 구조조정 대상자를 상대로 직무역량향상교육을 진행하고 있는데 매주 치르는 시험을 통해 복직 여부를 결정하겠다면서 시험 통과의 최소 합격 기준을 높였다. 직무역량은 오로지 20문항으로 이뤄진 시험만으로 평가하며 최소 합격 기준(과락) 점수는 80이다.
종전까지 직무역량향상교육 평가가 최소 합격 기준이 60점인 가운데 출석(이수)·시험·보고서의 세 영역에 각각 40%, 30%, 30%의 가중치가 부여됐다는 점과 비교하면 기준이 대폭 상향된 셈이다.
이전 기준에서는 해당 과목을 이수만 해도 40점이 인정돼 시험과 보고서에서 20점만 받으면 최소 기준을 통과할 수 있었다. 예컨대 이전 기준에서는 수업을 이수하고 보고서를 제출하면 시험에서 0점을 받아도 총점 70점을 얻을 수 있어 최소 기준을 충족시킬 수 있지만, 바뀐 기준에서는 오로지 시험점수로만 직무역량을 평가하기 때문에 5문항만 틀려도 최소 합격 기준인 80점을 넘지 못한다.
우남용 금속노조 현대중공업 일반직지회장은 “이 교육이 시작된지 열흘만에 벌써 8명이나 퇴직했다”며 “교육 참가자들로부터 교육 통과 기준이 지나치게 높은 것 아니냐는 항의가 있어 사측에 공식적으로 문의·회신요청 공문을 보내 놓은 상태지만 사측의 답변을 받을 수 없었다”고 말했다.
이승철 현대중공업 인력개발부장은 “현재 상황에서 이에 대해 답변하는 것은 적절치 못하다”고 말했다
한편 현대중공업은 지난 1월부터 2014년 성과평가에서 C·D등급을 받은 1500명 가량의 과장급 이상 사무직 저성과자 및 직무경고자를 퇴직조치키로 방침을 정했다.
이후 희망퇴직 신청을 거쳐 희망퇴직 신청을 하지 않은 대상자에 대해서는 고정잔업을 부여하지 않거나 사내 아이디를 회수하고 전산망을 차단하는 등 고강도의 압박을 가했고, 최종적으로 남은 65명을 대상으로 지난달 25일부터 직무역량향상교육을 진행하고 있다. 교육이 시작되기 직전 65명 중 4명이 사직하고, 교육 중 면담을 통해 다시 4명이 사직해 현재는 57명만 남은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