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가토피아' KT 황창규 회장, 구조조정뒤 현안은?
몸집 줄이자 황창규 KT 회장이 계열사 KT렌탈 매각작업을 호텔롯데와 1조200억원 규모에 성사시켰다./ 더팩트DB |
KT, 구조조정 일단락…향후 통신사업 성장동력 찾기가 과제
취임 후 KT 몸집 줄이기에 착수해 온 황창규 KT 회장이 최근 KT렌탈 매각작업을 마무리하면서 ‘통신사업 강화’에 나섰다. 하지만 통신시장 규제 강화와 합산규제법 등 앞길에는 여전히 암초가 놓여있는 상황이다. 알짜 계열사인 KT렌탈을 매각한 만큼 새로운 성장 동력에 대한 요구도 더욱 커졌다.
황 회장은 지난해 1월 27일 KT 대표이사로 취임한 후 통신 산업에 집중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이후 이석채 전 회장 임기 당시 무분별하게 팽창된 조직을 개편하고 과감한 인력구조 작업을 단행해왔다. 지난해 4월 직원 8000여명에 대한 특별명예퇴직을 실시한 데 이어 전체 임원 수도 27% 대폭 줄였다. 전국 지사도 236개에서 79개로 축소했다.
비통신 계열사의 매각도 다수 진행됐다. KT는 지난해 이니텍스마트로홀딩스, KT OIC, 싸이더스FNH, KT클라우드웨어, 유스트림코리아 등을 청산하거나 매각했다. 올해 1월에는 KT미디어허브를 KT에 흡수·합병 시켰다. 최근 매각된 KT렌탈에 이어 KT캐피탈도 우선협상대상자 선정을 앞두고 있다.
업계는 KT가 지속적인 구조조정을 단행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실제 KT는 “올해 그룹사의 재무상태와 사업을 최적화하는 노력을 통해 수익성을 개선하겠다. 매각과 청산을 지속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KT 계열사는 48개에 이른다.
KT는 호텔롯데와 KT렌탈 지분 100% 주식매매계약을 체결했다. 대금은 1조2000억 원에 이른다. KT는 KT렌탈 매각으로 재무구조 개선에 필요한 자금을 확보할 수 있게 됐다. KT는 주식 매각을 통해 확보한 자금을 재무건전성 강화 및 그룹 정보통신기술 역량 강화에 활용할 계획이다.
반면, 일부 업계는 황 회장이 취임 후 구조조정 작업에만 집중한 것이 아니냐는 비판을 보내기도 했다. KT는 지난해 명예퇴직 비용에 1조 원 이상을 썼다. 각종 채권 발행과 이자비용 등으로 재무적인 어려움을 겪기도 했다. 지난해 그룹은 2920억 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해 적자로 돌아섰다.
KT는 올해부터 가시적인 성과가 날 것으로 기대하고 있으나 여전히 알 수 없는 상황이다. 게다가 최근 매각된 KT렌탈은 지난해 매출 1조원, 영업이익 1100억 원의 실적을 낸 알짜 계열사다. 황 회장이 KT렌탈을 대신해 수익을 창출할 수 있는 새로운 성장동력을 찾아내야만 한다는 것이다. 업계는 KT가 KT렌탈 매각으로 장기적인 관점에서 손해를 볼 것이라는 분석도 내놨다.
또한 KT는 6월부터 인터넷TV(IPTV) 가입자 모집에 어려움을 겪게 된다. KT의 계열사인 KT스카이라이프가 케이블방송과 함께 유료방송 합산규제 대상에 포함됐기 때문이다. 합산규제법은 케이블TV·IPTV·위성방송 등 보유 미디어 매체의 점유율이 전체 유료방송 시장의 33.3%를 넘지 못하도록 하고 있다.
통신 시장의 영업환경 악화 역시 악재로 작용할 전망이다. SK텔레콤, LG유플러스 등은 ‘통신을 넘어선 새로운 먹거리’를 찾아 나섰다. 이를 위해 적극적인 인수합병 등을 진행하고 사업을 확장하고 있는 상황이다. 반면, 황 회장은 ‘통신으로 돌아가자’며 경쟁사와 다른 행보를 보이고 있다. 통신 사업에서 얼마만큼의 성장동력을 찾아내는지가 관건이다.
황 회장은 기가인프라 구축과 신사업 등에 역량을 집중할 계획이다. KT는 올해 초 설비투자를 지난해 2조5141억 원보다 약 2000억원 늘릴 계획이라고 밝혔다. 황 회장이 새로운 가치로 내걸은 ‘기가토피아’ 실현을 위해 자금을 집중 투자할 것으로 보인다. 에너지와 헬스케어 등 5대 미래융합사업에도 투자를 확대할 전망이다.
[더팩트│황원영 기자 hmax875@tf.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