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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의 참담한 성적은 황창규 회장 책임

매일경제 2015.04.29 01:54 조회 수 : 3373

kt의 참담한 성적은 황창규 회장 책임


프로야구 10구단 kt 위즈가 야구팬들에게 큰 실망감을 안겨주고 있다. 동네북 차원을 넘어 야구계 전체의 골칫거리가 됐다. 27일 현재 3승 20패, 승률 1할3푼으로 이대로 가다간 120패를 넘는다. kt의 부진은 일정 부분 예상됐던 일이지만 정도가 심하다. 홈 구단 출현을 목 놓아 기다리던 수원 야구팬들은 그야말로 ‘멘붕’ 상태에 빠졌다. kt와의 경기는 홈-원정 가릴 것 없이 흥행에 찬물을 끼얹고 있다.

이럴 줄 알았으면 10구단으로 부영이 kt보다 나을 뻔 했다는 얘기가 나올 정도다. 실제 kt는 10구단 가입 조건으로 내건 공약을 하나도 지키지 못했다. 결정적 공약이었던 경기도 독립리그는 기획 단계에서 백지화됐고, 돔구장 건설은 구상조차 안하고 있다. 


야구인들은 1년 매출액 20조 원이 넘는 kt가 프로야구 시장에 새 바람을 몰고 올 것으로 기대했다. 적어도 2014년 1월 황창규 회장이 부임하기 전까진 그랬다. 창단 전부터 구단 고위 임원이 메이저리그 구단 운영과 구장을 꼼꼼히 살펴보는 등 이때까진 투자도 매우 적극적이었다. 하지만 황창규 회장이 들어오면서 상황은 돌변했다. 황창규 회장은 지난 1년 동안 그룹 내 8000여 명의 인원을 감축하는 등 구조조정에 박차를 가했다. 56개 계열사는 1년 만에 49개로 줄었다. 신규투자는 최대한 억제했다.

불똥은 야구단에도 튀었다. 기존 구단의 몇 배로 투자해도 모자랄 판에 생색만 내는 데 그쳤다. FA 시장에선 기존 구단인 한화보다도 투자 의지가 떨어져보였고, 다른 구단의 절반도 안 되는 몸값의 외국인 선수를 수입했다. 특히 신생구단이 성적을 내는 데는 외국인 투수 3명의 실력이 절대적이다. kt는 처음부터 기존 구단의 적수가 될 수 없는 전력으로 1군 무대에 뛰어든 셈이다.

kt 선수단의 면면을 보면 도저히 기존 구단을 이길 수 없는 구조다. 다른 구단에선 주전에도 끼지 못하던 선수들이 중심타선을 이루고 있다. 2군에서 한창 수업을 받아야 할 신인 투수가 1군 선발 로테이션에 들어가 있다.  전력이 약하면 스타급 선수라도 있어야 관중들에게 볼거리를 선사할 수 있는데 kt엔 이 조차 없다. kt보다 2년 전 창단한 NC 다이노스가 첫 해 FA로 SK 붙박이 4번 타자 이호준을 영입한 것과 좋은 비교가 된다.

kt 야구단이 천덕꾸러기로 전락한 건 전적으로 긴축운영을 지시한 황창규 회장의 책임이다. 그는 그룹 구조조정 차원에서 야구단도 예외가 될 수 없다고 항변할 수 있겠지만 그럴 때일수록 스포츠단은 적극적인 투자가 따랐어야 한다. 들리는 얘기로는 현재 kt 직원들 사기는 땅에 떨어져 있다. 사내 분위기는 험악할 정도라고 한다. 이런 때 새롭게 창단한 야구단만이라도 승전보를 전해온다면 직원들에게 돈으로 환산할 수 없는 큰 힘이 될 것이다.

kt는 국민기업 이미지가 강하다. 총수가 없는 기업인데다 오랫동안 공기업으로 자리매김해 다른 대기업들과는 국민들 눈높이가 다르다. 황창규 회장의 야구단 외면이 전임 ‘이석채 회장 색깔 지우기’가 아니라면 근본적으로 달라진 모습을 보여야 한다. 하루빨리 kt가 신생구단 다운 건강하고 희망찬 도전을 보여줄 수 있는 전력을 만들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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