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놀고 먹는' 구글? 자유를 줄테니 '결과'를 내놓아라
구글 인사 담당 수석부사장 라즐로 "직원의 자유 보장이 최선의 결과 이끌어 낸다"
구글 캠퍼스에서 간식을 공급하는 푸드 트럭. 오전 11시30분이 되면 구글러가 좋은 자리를 맡기 위해 쏜살 같이 달려나온다. 구글에는 150피트(약 45미터) 이내에 반드시 음식이 있어야 한다는 철학이 있어 수십개의 식당이 있으며, 구글러와 해당 구글러가 초대하는 모든 사람에게는 모든 음식이 무료로 제공된다. |
"우리는 결과를 중요시한다. 직원이 그 일을 어떻게 수행하느냐에 대해서는 자유를 준다. 오전 10~11시에 출근하고 오후 5~6시에 퇴근하지만, 집에서 다시 온라인으로 업무를 한다."
한국에서나 미국에서나 대학생이 가장 가고 싶어하는 직장으로 꼽는 구글. 구글러(구글 직원)가 되는 것은 '꿈의 직장'에 입성하게 됐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런 구글의 기업 문화는 '자유'다. 라즐로 복 구글 인사담당 수석부사장은 자신의 저서 '구글의 아침은 자유가 시작된다'를 통해 직원 스스로가 창업가가 될 수 있도록 만드는 것이 회사가 성공적으로 운영되는 핵심이라고 지적했다.
27일(현지시각) 미국 캘리포니아주 구글 본사에서 만난 라즐로 복은 "14시간, 16시간 일하는 것이 결코 생산적이지 않다"고 지적하면서도 최적의 결과를 낼 수 있는 '업무의 질'을 강조했다.
'놀면서 일하는 구글'로 알려져 있지만 사실은 원하는 결과를 가져올 수 있도록 자유를 주는 것이 구글의 기업문화라는 것이다. 야근을 강요하지 않지만, 직원 스스로가 원해서 야근을 하게 되는 문화. 한편으로는 어느 곳보다도 냉혹한 곳이 구글의 기업 문화다.
라즐로 복은 구글의 채용 과정과 평가 절차가 매우 보수적이라고 설명했다. 구글의 인재 등용은 △차별화된 것을 가져올 수 있는 '다른' 사람인가 △다른 사람의 이야기를 받아들이고 습득할 수 있는 지식적인 겸손함이 있는가 △자발적으로 할 수 있는 사람인가를 핵심 가치로 여긴다. 단순한 예로는 바닥에 떨어져 있는 쓰레기를 주워 쓰레기통에 넣는 등 업무 환경 개선에 대한 자발적 의식도 매우 중요한 평가 잣대 중 하나다.
평가 방식에 있어서도 냉혹하다. 1년에 몇 차례씩 하위 5%를 가려내 해당 직원에게 통보한다. 라즐로 복은 "그중 30% 가량은 자신이 하위 5%라는 것을 인식하기만 하더라도 업무효율이 훨씬 좋아진다"며 "나머지 인원에게는 다른 역할을 권유하기도 한다"고 말했다.
자신의 역할을 바꾸면 그 중 50%는 평균에 가까운 업무 성과를 올린다. 나머지 50% 중에서도 대부분은 평균까지 도달하지 못하더라도 예전보다는 나은 성과를 거두기 마련. 그럼에도 불구하고 업무성과가 개선되지 않는다면 결국은 구글을 나가야만 한다.
수평문화를 강조하는 구글은 관리자의 권한도 대폭 축소해놓았다. 오히려 관리자에게 더 까다로운 평가 잣대를 들이대는 것. 관리자에게는 팀원을 뽑을 수 있는 권한도 없으며, 팀원에 대한 승진 결정도 내릴 수 없다. 구글에서 수여하는 다양한 상에서도 제외되며, 팀원의 승진 결정도 내릴 수 없다. 대신 8개의 지침에 따라 팀을 관리하게 된다. 오히려 팀원들이 자신의 관리자를 평가하게 된다.
임금 격차 역시 존재한다. 고정 연봉의 차이는 크지 않지만 성과급에서 차이가 벌어지며, 주식을 부여하는 부분에서 100배 이상 차이가 벌어지기도 한다. 이 때문에 같은 일을 하더라도 직원에 따라 2배 가량 수입이 차이나기도 한다.
그런데 구글러는 이에 대한 불만을 제시하지 않는다. 이직률이 매우 낮은 회사로 알려진 구글은 자신이 구글러라는 자부심도 대단하다. 라즐로 복은 그 이유를 '더 나은 길로 갈 수 있는 길을 제시하기 때문'이라고 정리했다.
라즐로 복은 "5000명이 넘는 구글러가 교육을 통해 다른 구글러를 가르치고 서로 배운다"며 "직원들에게 내가 가장 잘하는 사람이 될 수있는 그 경로를 제시하고, 사회적인 차별을 제거하기 때문에 서로 다른 보상이나 평가에 대한 직원의 저항이 없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