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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신 집중황창규 KT 회장, 반은 성공성과는 미지수


성과는 미지수? 황창규 KT 회장은 KT 주력인 통신사업에 집중하겠다며 취임 후 ‘선택과 집중’을 핵심 전략으로 내세웠다./ 더팩트DB
성과는 미지수? 황창규 KT 회장은 KT 주력인 통신사업에 집중하겠다며 취임 후 ‘선택과 집중’을 핵심 전략으로 내세웠다./ 더팩트DB


“글로벌 혁신을 위한 전문성에 초점을 맞춘 변화를 계속해 나갈 것이다.”  황창규 KT 회장이 지난해 10월 부산 벡스코에서 한 말이다. KT의 주력인 통신사업에 집중해 ‘기가토피아’를 실현하겠다는 의미가 내포됐다.  황창규 회장은 취임 이후 줄곧 ‘선택과 집중’을 핵심 전략으로 내세웠다. 문어발식 사업을 펼치며 ‘탈 통신’을 외쳤던 전 회장과 달리, 전문성을 갖고 있는 통신 분야에 ‘올인’ 하겠다는 얘기다.


2014년 1월 황창규 회장 취임 당시 KT는 창사 이래 처음으로 적자를 기록하는 등 어려운 상황이었다. 이동통신 시장점유율도 30% 이하로 떨어졌다. 이에 황 회장은 “KT가 생각보다 어려운 상황”이라며 대대적인 구조조정을 펼쳤다. 직원 8300명에 대한 명예퇴직을 실시하고 그룹 계열사를 대거 매각하기도 했다.


이 과정에서 ‘삼성맨 심기’와 ‘강압적인 명예퇴직’ 등 각종 잡음이 흘러나왔다. 1조 원이 넘는 퇴직금은 지난해 영업적자로 이어졌다.

하지만 ‘통신 집중’에 따른 긍정적 성과도 만들어 냈다. 황창규 회장은 최근 ‘데이터 중심 요금제’와 ‘기가 LTE’ 상용화 등으로 통신 시장의 의제를 이끌었다는 평가를 받았다. 지난 5월 이동통신 3사 중 가장 먼저 데이터 사용량에 따라 요금을 선택하는 데이터 중심 요금제를 출시해 요금제 변화의 패러다임을 이끌었다. 15일에는 기가 LTE 세계 첫 상용화를 발표하며 5세대(G) 이동통신 시대 진입의 교두보를 열었다.


취임 2년차에 접어들면서 서서히 성과를 내고 있지만 아직까지는 ‘미지수’라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황창규 회장의 ‘통신 집중’은 경쟁사와 전혀 다른 행보다.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 등 경쟁사는 포화 상태에 이른 통신시장에서 벗어나 새 먹거리를 찾아 나서고 있다. 즉, ‘탈 통신’이다. 


장동현 SK텔레콤 사장은 지난 4월 취임 후 처음으로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고객이 원한다면 굳이 통신 기업으로 남아 있을 필요가 없다”며 “플랫폼 기업으로 변화를 꾀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SK텔레콤은 이미 앱세서리 사업 강화를 위해 ‘아이리버’를 인수했으며, 보안 사업 관련 ‘네오에스네트웍스’, 헬스케어 관련 ‘나노엔텍’ 등을 인수하며 꾸준히 사업다각화 전략을 강화하고 있다.


LG유플러스 역시 마찬가지다. 이상철 LG유플러스 부회장은 “금융과 통신의 융합이 새로운 모바일 사업의 기회가 될 것”이라며 서비스 영역 확장에 나섰다. 이에 따라 최근 소셜커머스업체 티몬 인수를 검토했으며, 자사가 갖고 있는 전자결제사업 ‘페이나우’에 역량을 쏟고 있다. 이미 포화 상태에 이른 통신시장에 집중하기보다는 성장 가능성이 열려 있는 새로운 시장을 개척한다는 계획이다.

반면, 황창규 회장은 시대 흐름에 역행하는 행보를 보이고 있다. 통신 본업에 집중하겠다고 나섰지만, 이미 무선통신 시장 점유율이 30%로 고착화 된 데다, 낮은 가입자당 매출(ARPU), 하향세를 걷는 유선통신사업 등 해결해야 할 문제가 많은 상황이다. 업계는 ‘통신 집중’이 얼마나 효과를 낼 수 있는지 미지수라는 평가를 내리고 있다.


일부 업계는 황창규 회장의 전략이 당장 수익을 낼 수 없다는 비판을 하고 있다. KT는 지난해 엽엉손실 2918억 원으로 적자 전환했다. 매출액도 2013년 대비 1.6% 감소한 상황에서 손에 잡히는 수익이 필요하다는 분석이다.   황창규 회장은 ‘통신 집중’을 강조하며 KT렌탈과 KT캐피탈 등 성장폭이 큰 ‘알짜 계열사’ 매각까지 강행했다. 특히 KT렌탈은 그룹 내에서도 알짜 회사로 통했다. 지난해 3분기까지 누적 매출액은 전년보다 20% 늘어난 7737억 원이었으며, 영업이익은 894억 원, 영업이익률은 11.5%에 달했다.


통신집중이라고 하지만 유선사업 부문과 인터넷 사업 부문 실적과 점유율도 모두 하락세다.  KT의 유선전화는 지난 2000년부터 꾸준히 가입자수 감소와 적자를 이어갔다. KT의 올 1분기 유선사업 부문의 매출은 1조3050억 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8.2%(1160억 원) 줄었다. 이중 유선전화는 830억 원(12.2%)이나 감소했다. 초고속인터넷 사업과 전용통신 사업 분야도 전년 대비 각각 170억 원(3.8%), 160억 원(5.4%) 매출이 감소해 사실상 유선사업과 인터넷 사업 모두 부진한 실정이다.


SK텔레콤은 매출이 늘었고, LG유플러스는 영업이익이 전년 대비 6.3% 증가했다. KT는 유일하게 매출과 영업이익 모두 하락했다. 게다가 알짜 계열사 매각 후, 올해 1분기 KT캐피탈, BC카드, KT스카이라이프 등 주요 계열사 가운데 KT에스테이트를 제외하면 모두 전년 동기보다 매출이 줄었다. BC카드만 소폭 성장하는데 그쳤다.


황창규 회장에게 취임 2년차인 올해가 중요하다. 지난해에는 구조조정과 체질 개선 등으로 기반을 다지는 해였다면 올해부터는 확실한 성과를 보여줘야 하기 때문이다. 업계는 KT 회장 임기가 3년인 만큼 올해에는 수치화된 성과를 보여줘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경쟁사가 비통신사업을 강화하는 데 반해 KT만 주요 계열사까지 매각하면서 통신 사업에 집중하는 것은 위험성이 크다”며 “구체적인 수치로 성과를 보여줘야 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더팩트│황원영 기자 hmax875@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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