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 전·현직 회장의 같은 목표 다른 접근, 결과는?
[디지털데일리 채수웅기자] KT는 KTH와 함께 미국계 사모펀드(PEF)인 JC플라워에게 KT캐피탈을 총 3017억원에 매각하기로 했다. KT가 2522억원, KTH가 495억원을 받는다. KT캐피탈 매각으로 KT렌탈에 이어 황창규 회장이 언급한 1차 계열사 매각 작업은 일단락 됐다.
KT렌탈과 KT캐피탈 매각은 KT를 둘러싼 미래전략의 변화와 함께 KT가 직면한 현실을 대변하고 있다. KT렌탈은 지난해 매출 1조702억원을 기록했다. 렌터카 시장 점유율 26.6%로 2위 AJ렌터카(12.7%)보다 두 배 이상 높다. 하지만 모회사와의 시너지 효과는 크지 않았다. KT는 금호렌터카 인수 이후 와이파이 렌터카, 스마트카 서비스 등 다양한 서비스를 선보였지만 당초 기대했던 통신+자동차에 대한 효과는 없었다. 그냥 렌털 시장에서 성장만 했을 뿐이다. 또한 수년 전부터 금융+통신에 대한 기대감이 높았지만 이 역시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그래도 실적은 좋았다. KT렌탈은 2010년 금호렌터카 인수 이후 매출이 2배 이상 증가했다. 투자적 관점에서 보면 성공한 사례다.
KT가 굳이 실적이 괜찮은 계열사를 매각한 이유는 어디에 있을까. 이유는 두 가지로 보인다. 말 그대로 실적이 괜찮기 때문에 제값을 받을 수 있다. 그리고 또 하나는 이석채 전 회장의 작품인 것도 매각 이유로 보여진다.
이 전 회장은 융합전도사라 불릴 만큼, 다양한 분야에서의 융합을 추진했다. 이 전 회장은 취임 일성으로 “융합 무대에서 리더가 되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실제 이 전 회장은 금호렌터카, BC카드 인수에 야구단 창단, 가상재화 추진 등 다양한 영역에서 새로운 사업을 벌여나갔다. 모두 ICT와의 융합을 염두해뒀다. 이를 통해 2015년 비통신 분야서 18조원의 매출을 달성하겠다는 것이 이석채 전 회장의 목표였다.
하지만 이석채 전 회장은 여기저기 판은 벌렸지만 기초가 되는 통신업에 대한 경쟁력은 오히려 뒤쳐졌다는 평가를 받았다. LTE 시장에 대한 실기로 한동안 LG유플러스에 밀리는 수모를 겪기도 했다. 경영성과에 걸맞지 않은 과도한 배당을 하면서 자금마련을 위해 핵심 자산인 부동산 매각을 하는 이중적 경영방식도 논란이 됐다. 황 회장이 부임했을 때는 곳간에 남아있는 것이 없었다는 평가가 나왔다.
황창규 회장의 KT는 KT렌탈 등 자회사 매각의 이유로 ‘통신사업 경쟁력 제고와 재무구조 개선’을 들었다. 전 경영진의 실패를 공개적으로 선언한 대목이다. 결국 황 회장은 통신사업 경쟁력 확보에 들어가는 실탄을 마련하기 위해 이 전 회장 시절 추진된 사업을 정리했다. 통신업 경쟁력과 관련이 없으면서도 대규모 자금을 마련할 수 있는 대표적 계열사가 KT렌탈과 KT캐피탈이었던 것이다.
KT 전·현직 회장의 목표는 같다. KT를 국내는 물론, 글로벌 시장에서도 인정받는 기업으로 만들겠다는 것이다. 하지만 구체적 실행방법은 전혀 다르다. 한명은 여러 구설수와 논란으로 조직원들에게 실망만 안기고 불명예 퇴진했다. 현재의 회장은 아직까지는 전 회장에 비해 괜찮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하지만 이석채 전 회장도 취임 초기에는 혁신가 대접을 받았다. 이 전 회장이 황 회장에게 남긴 것은 추락한 회사의 위상과 몇몇 우량 계열사다. 황 회장이 이 전 회장의 유산을 팔아 마련한 자금으로 통신맏형 KT의 위상을 다시 세울 수 있을까?
<채수웅 기자>woong@ddaily.co.kr
결과는 똑 같을 것이다.
이석채는 한 때 혁신전도사라고 불리며 위세가 대단했지만, 몰락은 한 순간이었다.
이석채는 부동산을 팔았고 황창규는 계열사를 팔고 있을 뿐,
아무런 희망을 만들지 못하다는 점에서 다른 게 없지 않은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