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신그룹 KT 정체성 혼란 왔나…황창규 회장의 부동산 사업 집중 ‘구설수’ | ||||||||||||
비주력 자산 매각·구조조정에도 주력 통신업은 실적 부진 부동산 자산 6조원…신성장동력 못 찾고 부동산 수익 창출에만 집중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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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소비자신문=안은혜 기자] KT그룹이 주력 사업인 통신업에서는 부진한 모습을 보이면서 비주력인 부동산 사업에 역량을 집중시키고 있어 업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지난해 초 황창규 KT그룹 회장은 취임하면서부터 주력 사업인 통신업에 역량을 집중할 것이라는 강한 의지를 내보였다. 재계에 따르면 KT는 지난달 말 이사회 결의를 거쳐 계열사인 KT캐피탈을 미국계 사모펀드(PEF)인 JC플라워에 매각키로 결정했다. 매각 금액은 약 2500억원으로 예상된다. 이에 앞서 한국정보인증의 지분 일부를 매각해 57억원을 확보한 KT는 지난 3월에는 렌터카 업체 KT렌탈을 롯데에 넘겨 약 8000억원의 자금을 확보했다. 또한 올해 초에는 인터넷TV 서비스를 공급하던 자회사 KT미디어허브를 흡수합병 했다. 뿐만 아니라 지난해 상반기에는 직원 8000여명에 대한 명예퇴직을 시행, 같은해 사이더스FNH, KT클라우드웨어, 유스트림코리아 등 비통신 사업군을 정리해 자회사 수를 10개 가량 줄이는 등 통신사업에 집중한다는 경영전략을 실행하는 듯 했다. 그러나 최근 KT는 재무실 산하 부동산가치팀을 상무급 임원이 총괄하는 전담 조직으로 격상시킨 것으로 알려져 부동산 사업 부문에 역량을 집중하고 있는 모양새다. 지금까지 KT의 부동산 계열사인 KT에스테이트가 주로 수행하던 부동산 개발 관련 업무를 그룹 차원에서 직접 챙기겠다는 의지를 나타낸 셈이다. 통신·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KT가 비주력 부문인 부동산 사업 진출에 적극적으로 나서는 배경으로 몇 년째 이어지고 있는 실적 부진을 꼽고 있다. 지난 3년 간 KT의 실적을 살펴보면 2012년 매출액 23조8564억원, 영업이익 1조2092억원, 당기순이익 1조1054억원 2013년 매출액 23조8106억원, 영업이익 8393억원, 당기순손실 603억원 2014년 매출액 23조4217억원, 영업손실 2920억원, 당기순손실 9662억원 등이다.n 특히 지난해 말 KT의 부채비율은 159%로 전년대비 26%포인트가 높아졌다. 현금과 현금성 자산은 4692억원으로 54% 격감했다.
반면, KT는 옛 전화국 부지를 비롯해 전국 각지에 상당한 양의 부동산을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금융감독원·부동산 업계 등에 따르면 올 1분기 KT가 보유한 부동산 자산은 618만8077㎡(약 187만1893평) 규모다. 이는 공시지가 약 4조원대로 서울에만 2조2415억원, 경기·인천에 9201억원 규모의 토지가 있다. 여기에 해당 토지 위에 지어진 건물의 가격까지 더하면 금액은 약 6조원에 달한다. 현재 KT는 동대문구 신당동과 서울 영등포구, 부산 등에 몇 백 가구 규모의 오피스텔을 짓고 있다. 1~2년 내로 전국에 일정 규모의 임대주택을 보유하겠다는 계획이다. 지난해에는 KT송파지사 부지에 가족호텔을 건립하겠다는 계획서를 정부에 제출했으며, 신사지사 부지에는 16층짜리 관광호텔도 짓고 있다. KT영동지사 자리에 ‘신라스테이 역삼’을 지은 데 이은 두 번째 KT 호텔이다. 황 회장이 부동산 사업을 확대하면서 부동산 자회사인 KT에스테이트의 실적은 대폭 늘었다. 지난 2012년 206억원이던 매출액은 2013년 2498억원으로 급증했고,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 또한 2012년 각각 150억원, 111억원에서 2013년 각각 350억원, 213억원으로 흑자 전환했다. 지난해 매출액 역시 2774억원, 영업이익 178억, 당기순이익 218억원을 기록했다. 올해 1분기 매출액은 726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6.3% 증가했으며, 특히 영업이익은 95.3%나 급증하면서 눈에 띄는 실적을 기록했다. 이석채 전 회장 시절인 2010년 15명 직원으로 출범한 KT에스테이트는 KT 건물과 부지의 임대사업을 진행하며 유휴 용지의 시행자 자격으로 건물을 짓는 데 관여하고 있으며 현재 300명에 이르는 인원을 보유하고 있다. 무분별하게 늘어났던 계열사를 대폭 정리하고 통신업에 주력하겠다고 공언했던 황창규 회장의 이 같은 행보는 통신 사업의 부진을 돌파할 신성장 동력은 찾지 않고 부동산 사업에서의 수익에만 급급한 것 아니냐는 비판도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그룹 안팎에서는 “부동산 사업을 전담 계열사 위주로 전개했던 과거와는 달리 이제부터는 그룹 차원에서 본격적으로 뛰어드는 모습”이라는 지적도 있다. 또한 일부 업계는 KT가 수조원대의 부동산 자산으로 얻은 수익의 구체적인 배분과 통신 인프라와 부동산 임대 사업의 연관성에 대해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