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베이비 부머(1955~1963년 출생)들도 50대에 들어 서 본격적인 퇴직을 시작했다. 퇴직한 이들이 인생 2막을 위해 손쉽게 뛰어드는 게 서비스업종 가운데서도 자영업이다. 베이비부머들이 정년 58세를 넘어 은퇴를 시작한 2012년 이후 자영업에서 50대 비중이 꾸준히 늘어 60%에 육박할 정도다. 그러나 50세 이상 자영업자 가운데 거의 절반이 월수입 100만원 미만인 것으로 조사됐다. 간신히 자신의 인건비나 벌며 버티고 있다는 것이다.
31일 국민연금연구원이 발표한 ‘중ㆍ고령자 경제생활 및 노후준비 실태’ 연구보고서에 따르면 50세 이상 비임금근로자(자영업)의 44.7%가 월평균 100만원 미만의 수입을 올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어 100만~200만원 21.3%, 300만원 이상 17.9%, 200만~300만원 16.1% 순이었다.
특히 여성이고 나이가 많으며 최종학력이 낮은 50세 이상 자영업자일수록 수입이 낮았다. 월평균 100만원 미만 수입 비율은 여성이 72.7%인 반면 남성은 22.3%에 그쳤다. 연령대별로는 50대 28.4%→60대 52.3%→70대 72.7%→80대 이상 86.7%로 나이가 많아질수록 비율이 높아졌다.
최종학력에 따라서도 차이가 컸다. 무학(無學) 78.5%, 초졸 70.1%, 중졸 45.2%, 고졸 28.0%, 대졸 이상 13.6%가 100만원 미만의 수입을 올렸다. 반대로 월평균 수입이 300만원 이상인 비율은 대졸자 이상이 53.6%로 가장 높았고, 점차 낮아져 학교를 다니지 않은 사람은 3.8%에 그쳤다. 연구진은 “최종학력도 자영업자 수입에 큰 영향을 미친다는 뜻”이라고 설명했다.
이번 연구는 국내 중ㆍ고령층의 노후준비와 생활실태 파악을 위해 만 50세 이상 성인이 포함된 전국 5,110가구 대상 국민노후보장패널조사의 2013년 결과를 분석한 것으로, 은퇴 후 ‘인생 2막’을 준비하는 50대 자영업자의 녹록지 않은 현실을 보여주고 있다.
통계청에 따르면 50세 이상 자영업자 수는 2007년 289만명에서 2013년 328만명으로 증가했다. 이들이 전체 자영업자에서 차지하는 비중 역시 같은 기간 47.1%에서 57.1%로 커졌다. 반면 50세 미만 자영업자는 2007년 324만명에서 2013년 246만명으로 줄었다.
변태섭기자 libertas@hankook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