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일 임시공휴일’도 비정규직 차별
임시 공휴일인 14일에 에스케이브로드밴드·엘지유플러스·씨앤앰 원청 소속 노동자는 쉬지만, 협력업체 직원인 인터넷·방송 설치·수리 기사 대다수는 일을 해야 한다. 전봇대 위에서 한 케이블 설치기사가 케이블 철거작업을 하고 있는 모습. 여주/박종식 기자 anaki@hani.co.kr
SK브로드밴드·엘지유플러스·씨앤앰
원청은 쉬고 협력업체 노동자 일해
원청은 쉬고 협력업체 노동자 일해
인터넷·케이블 방송업체인 씨앤엠의 협력업체 수리기사 김민철(가명)씨한테 ‘14일 임시공휴일’은 다른 나라의 일이다. 씨앤엠의 정규직은 이날 쉬지만 대다수 협력업체 노동자는 일을 해야 하는 탓이다. 김씨는 “임시공휴일은 회사가 노동자한테 반드시 부여해야 하는 휴일이 아니어서 우리 같은 비정규직한테는 해당 사항이 없다”며 “상대적 박탈감이 크다”고 말했다.
12일 희망연대노조에 따르면, 에스케이브로드밴드·엘지유플러스·씨앤앰 원청 소속 노동자는 14일에 쉬지만, 협력업체 직원인 인터넷·방송 설치·수리 기사 대다수는 일을 해야 한다. 정규직과 비정규직 신분에 따라 휴일마저 차별하는 셈이다. 박재범 희망연대노조 사무국장은 “외주로 운영되는 콜센터가 그날도 정상 업무라 협력업체 노동자들은 설치·수리 업무를 해야 하는 처지”라고 말했다.
노동자의 법정 휴일은 주휴일과 노동절(5월1일)뿐이다. 국경일·설날·추석 등과 대체공휴일은 공무원한테는 의무 적용되나, 민간기업에선 취업규칙·단체협약에 따르거나 그때그때 휴무 여부를 정한다. 이런 사정 탓에 지난해 9월 추석에 대체공휴일이 처음 적용될 때 ‘반쪽 휴일’, ‘휴일 양극화’ 등의 논란이 일었다. 관공서의 공휴일·대체공휴일을 노동자한테도 유급휴일로 하자는 근로기준법 개정안이 지난해 9월 발의됐으나 지금껏 국회에 계류 중이다.
김민경 기자 salmat@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