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대 조선社 구조조정… 2000명 회사 떠날 듯
[해양플랜트 8兆 손실에… 호황때 늘어난 인력 정리나서]
대우 부장급이상 1300명, 실적 평가해 권고사직·명퇴
삼성重도 곧 구조조정 할듯… 現重은 올초 1500명 내보내
국내 3대 조선업체가 최근 1년여 사이 해양 플랜트 부문 부실로 약 8조원의 손실을 기록하면서 대규모 구조조정에 돌입했다. 신규 수주 감소에다 적자가 지속되는 상황에서 올해에만 2000명 넘게 회사를 떠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전문가들은 조선업계가 실적 부진을 벗어나려면 어느 정도의 인적 구조조정이 필요하다고 진단한다. 3대 조선사가 각각 조(兆) 단위 흑자를 기록한 최고 호황기인 2010년에 비해 현재 인력이 10% 이상 늘었다는 이유에서다. 다만, 인력 구조조정이 기업 경쟁력 약화로 이어지지 않도록 연구개발(R&D)과 기술 분야 인력은 보호해야 한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대우조선해양은 부장급 이상 직급자 1300여 명을 대상으로 인력 구조조정에 착수했다고 12일 밝혔다. 이달 말까지 개인별 실적 평가 작업을 벌여 경영 부실에 책임 있는 간부는 권고사직 처리하고 나머지 간부는 명예퇴직 형태로 내보낼 계획이다. 올 5월 말 기준 55명이던 임원 수도 40명 안팎으로 줄이고, 대규모 부실 책임론이 거론되는 전직(前職) 경영진에 대해서는 고문 자격을 박탈할 방침이다.
정성립 사장은 "현재 목표는 생산성을 최대한 끌어올리고 고정비용을 최소화해 위기 상황을 이른 시기에 벗어나는 것"이라며 "이번 자구 노력으로 피해를 보는 임직원이 있겠지만 '후배를 위해 희생한다'는 대승적 자세를 가질 때"라고 말했다.
삼성중공업도 13일 박대영 사장을 포함한 임원 110여 명이 거제 조선소에 모여 경영 정상화 방안 모색을 위한 워크숍을 갖는다. 워크숍에선 인력 구조조정 방안은 논의되지 않을 예정이지만 지난해와 올해 해양 플랜트 부문에서 2조원의 누적 손실이 발생한 만큼 분위기 쇄신 차원에서라도 인력 구조조정을 단행할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이 나온다.
지난해 3조원이 넘는 적자를 기록한 현대중공업은 올해 초 과장급 이상 사무직과 여직원을 대상으로 명예퇴직을 실시해 1500여 명을 내보냈다. 지난말 말에도 25명의 임원을 권고사직하고 40대 임원을 전진 배치하는 물갈이 인사를 단행했다.
홍성인 산업연구원(KIET) 연구위원은 "2010년 이후 해양 플랜트 수주 증가로 3대 조선사의 인력이 많이 늘었으나 지금은 해양 플랜트 수주 급감으로 유휴(遊休) 인력이 상당하다"며 "생존의 기로에 선 조선업계가 살아남으려면 인적(人的) 구조조정이 불가피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