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선수 출신도 아닌 kt위즈 단장이 프로야구선수들에게 타격 조언을 했다네요.
직원들 한테 자뻑 강요하고 할당영업 하던 실력을 프로야구단에 가서도 유감없이 발휘하는 kt 임원들의 저력이 놀랍습니다.
kt 김진훈 단장의 훈수…약일까 독일까?
최근 프로야구에는 뜻밖의 소문이 돌았다. kt 김진훈 단장이 직접 전력분석 자료를 들고 몇몇 타자들을 만나 자신이 생각하는 상대 투수 공략법을 장황하게 설명하고 있다는 내용이다. 코치가 아닌 단장이 선수들에게 전력분석 적용 등 경기력과 관련한 조언을 한다는 것은 오해의 소지가 크다. KBO리그에는 프로선수 출신 단장도 있지만, 이 같은 행동은 하지 않는다.
김 단장은 14일 이 같은 의혹에 대해 “단장이 선수 기용, 평가 등에 개입하는 것은 절대 있을 수 없는 일이다. 감독님을 존경하고, 단장의 역할은 가장 먼저 책임지는 자리라고 생각하면서 일하고 있다. 몇몇 선수들이 데이터를 활용해 최상의 타격 사이클을 유지할 수 있도록 돕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단장이 기술적 훈련에 조언을 하는 것은 말도 안 되는 일이다. 그런 능력도 없다. 다만 데이터를 해석해 실제 경기에 적용하는 과정을 몇몇 선수들과 함께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축적된 데이터를 보면 하락, 회복, 상승 과정에서 특정 습관이 나타난다. 나쁠 때는 어떤 공에 배트가 많이 나갔고 좋을 때는 어떠했다는 내용을 전달하고 있다. 데이터를 통해 나쁜 것은 바로잡고, 좋은 것은 유지하는 시스템을 만들고 싶다. 그 첫 번째 과정이다. 선수들도 처음에는 거부 반응이 많았지만 점차 이해하고 있다. 현장 코칭스태프를 존중한다. 그들의 역할과 중복되거나 방해하는 것이 절대 아니다”고 덧붙였다.
비(非) 경기인 출신이 선수에게 전력 분석과 데이터를 활용한 조언을 하는 것에 대한 해석은 받아들이는 사람에 따라 다를 수 있다. 그러나 매우 낯선 광경임에는 분명하다. 타격코치와 데이터에 대한 해석과 대응책이 다를 수도 있다. 감각이 더 중요한 것인지, 통계 프로그램이 기반인 데이터를 더 파고들어야 하는 것인지에 대한 정답도 없다.
프로야구 단장은 매우 바쁜 자리다. 현장을 지원하고 미래전력의 육성, 외부선수 영입 등 해야 할 일이 많다. 그 같은 업무의 강도로 따지면 신생팀 kt의 단장은 가장 바빠야 한다. 아직 전용 2군 연습장도 없고, 빌려 쓰고 있는 성균관대학교 수원캠퍼스 야구장은 곧 계약이 만료된다. 타 구단처럼 장기 계약을 한 해외 전지훈련지도 없다. 당장 올 시즌이 끝나면 프리에이전트(FA) 시장이 열리고, 외국인선수도 확정해야 한다.
kt는 올 시즌 최악의 경기력으로 출발했지만 수차례의 트레이드를 통한 내부경쟁으로 후반기 들어 큰 희망의 조짐을 낳고 있다. 그러나 포수 장성우, 외야수 하준호 등을 영입한 블록버스터 트레이드는 조범현 감독이 주도했다. 오히려 프런트는 판단을 망설이다가 몇 차례 트레이드 기회를 놓치기도 했다. 김 단장은 투수 박세웅(롯데)의 트레이드를 끝까지 반대하기도 했다. 외국인선수 교체 결정도 매우 늦었다.
김 단장은 시즌 초 취재진 앞에서 “kt가 절대 투자에 인색한 구단이 아니다. 모든 것을 걸고 약속한다. 시즌 후 최고의 선수를 영입하겠다”고 장담했다. 선수단이 보여준 희망에 응답하기 위해선 이제 그 약속을 지키기 위한 노력이 무엇보다 우선이고 절실하다.
이경호 기자 rush@donga.com
경영이랍시고 맨날 "몇 건 팔았냐"
조지고 줄세우는 것 말고 해본 게 있어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