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황창규 KT 회장이 해결해야 할 진짜 숙제
“황창규 회장이 24시간 불 꺼지지 않는 융합기술원을 만들라고 주문했죠. 이후 연구실 불을 켜 놓고 퇴근하는 융기원 직원들이 생겼어요. 이게 현실입니다.”
KT의 한 고위 임원은 황 회장 리더십의 현주소를 이렇게 말했다. 이 관계자는 “상당 수 직원들이 황 회장을 ‘지나가는 사람’ 정도로 인식하는 듯하다”고 말했다.
KT 직원들이 입버릇처럼 하는 말 중 하나가 “이 또한 지나가리라”다. KT의 고질적인 약점으로 꼽히는 ‘CEO(최고경영자) 리스크’에 지친 직원들의 자조 섞인 푸념이다. 2008년 연임에 성공했던 남중수 전(前) KT 사장은 이명박 정부 출범 후 1년도 지나지 않아 검찰에 구속돼 물러났다. 그의 후임자인 이석채 전 회장도 박근혜 정부가 들어서고 9개월 만에 자진 사퇴했다.
삼성전자 사장 시절 ‘황의 법칙’ 신화를 썼던 황 회장마저 KT 직원들 눈에는 ‘이 또한 지나갈 사람’으로 비치는 것이다. 오죽하면 KT 관계자가 기자에게 먼저 “이번 정권이 끝나면 누가 CEO로 올 것 같느냐?”고 물어볼까.
황 회장은 이달 4일 임원 승진 인사와 함께 대대적인 조직 개편을 했다. 이중 CEO 직속 조직으로 신설된 ‘플랫폼사업기획실’은 KT의 미래 먹거리를 CEO가 직접 나서서 발굴하겠다는 황 회장의 의지를 잘 보여준다. 황 회장은 남은 임기 1년 동안 플랫폼사업기획실을 진두지휘하며 사물인터넷(IoT), 빅데이터 등 신규 사업의 플랫폼을 구축하는 데 집중하기로 했다.
문제는 내부의 호응이다. CEO가 아무리 이상적인 계획을 세워도 직원들의 호응이 지지부진하면 성과가 나기 어렵다. KT 내부에 깔린 ‘이 또한 지나가리라’는 냉소를 황 회장은 얼마나 알고 있는지 궁금하다. 알고 있다면 남은 1년 동안 어떻게 이를 타파해 나갈 것인지 묻지 않을 수 없다.
KT 지사에서 영업 업무를 하고 있다는 한 대리급 직원은 “특히 지사에서 근무하는 옛 한국통신 출신 직원 상당수는 여전히 보수적이고 수동적인 공무원 스타일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며 “이들은 황 회장이 추진하는 일들도 강 건너 불구경하듯 바라본다”고 털어놨다.
손뼉도 마주쳐야 소리가 난다고 했다. 황 회장이 KT에 혁신의 DNA를 심고 남은 임기 동안 유종의 미를 거두기 위해선 내부의 ‘방관주의’부터 해결해야 한다.
회장 본인부터 부업 알아보고 있으니 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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