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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직장서 6년을 못 버티고…71살까지는 쉴 수도 없다

한겨레신문 2015.12.23 22:22 조회 수 : 1019

한국 노동자의 삶

 

직장을 자주 옮겨가며 밤 늦게까지 일을 하면서도 팍팍한 살림살이를 견뎌내야 하는 게 한국 노동자의 삶이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다른 회원국들과 비교하면 한국 노동자들의 힘든 현실이 더욱 도드라진다.

고용불안 ‘OECD국 중 최악’
장시간 노동 3위·저임금 2위
결국 노후빈곤으로 이어져

임시직 비중 5번째로 많고
남녀 임금차별은 1위

고용노동부는 22일 한국 노동시장 관련 각종 통계를 모은 책자 <통계로 보는 우리나라 노동시장의 모습>을 발간했다. 이 책자의 ‘고용노동 관련 OECD 국제비교 통계’ 부분을 보면, 한국은 지난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가입국 가운데 노동자 근속기간이 5.6년으로 가장 짧다. 한 직장에 머무는 기간이 채 6년을 넘지 못 하는 것이다. 통계가 나온 오이시디 25개 나라의 평균은 9.5년이다. 임금근로자의 근속기간 지표는 노동시장의 유연성 정도를 파악하는 데 참고할 수 있는 자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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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시간은 세계 정상권이다. 2014년 한국 노동자의 평균 노동시간은 2057시간으로, 멕시코(2327시간), 칠레(2064시간)에 이어 3위를 차지했다. 오이시디 평균은 1706시간이다. 노동시간이 가장 짧은 독일(1302시간)과 비교하면 한국 노동자는 연간 755시간이나 더 일하는 셈이다. 임금노동자와 자영업자 등을 포함한 전체 취업자의 연간 취업시간도 멕시코(2228시간)에 이어 한국(2124시간)이 2위였다. 오이시디 평균은 1734시간이다.

 

한국 노동자는 늙어서도 계속 일한다. 노동시장에서 실제 은퇴하는 나이가 남성 71.1살, 여성 69.8살로 남성은 멕시코(72살), 여성은 칠레(70살)에 이어 2위에 해당한다. 누가 평생 일을 더 많이, 오래하느냐를 두고 멕시코와 한국 노동자가 경쟁하는 양상이다. 오이시디 평균 은퇴연령은 64.2살이다. 벨기에·오스트리아·슬로바키아는 59살로 제일 일찍 은퇴하는 나라였다. 늦은 은퇴연령은 빈약한 연금·복지제도 등으로 노후소득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분배지표도 좋지 않다. 노동소득분배율(국민소득 중 노동소득 비율)이 64.8%로, 관련 통계를 낸 오이시디 26개 나라 가운데 19번째에 머문다. 경제활동으로 창출한 이익 가운데 노동자보다 기업이 가져가는 비율이 상대적으로 높은 것이다. 노동시장 안 격차도 심하다. 중위임금(전체 임금노동자를 한줄로 나열했을 때 가운데 노동자의 임금)의 3분의2 미만을 받는 노동자의 비중을 가리키는 저임금노동자 비중이 23.9%로 미국(25.3%)에 이어 세계 2위다. 오이시디 평균은 16.4%에 그쳤다.

 

 

남성과 여성의 임금 격차도 세계 최고 수준이다. 남성 노동자의 중위임금을 100으로 봤을 때 여성 노동자의 중위임금은 63.7에 머물러 22개 나라 가운데 1위를 차지했다. 오이시디 평균(85.5)은 물론이고 2위 일본(73.5)과 비교해도 큰 차이를 보였다. 한국의 여성고용률은 오이시디 평균(61.1%)에 한참 못 미치는 54.9%로 34개 나라 가운데 27번째에 머물렀다.

 

 

최저임금을 실질 구매력 환율을 고려해 미국 달러로 환산한 실질 최저임금은 14.6달러로 오이시디 평균(15.2달러)과 큰 차이는 없었으나, 평균임금 대비 최저임금 수준은 35.1%로 25개 나라 가운데 18위에 그쳤다.

 

 

기간제·파견 등 임시직 노동자의 비중은 오이시디 평균(13.9%)보다 훨씬 많은 21.7%로 오이시디 29개 나라 가운데 5번째였다.

 

 

노동조합 가입률은 9.9%로 29개 나라 가운데 26번째에 그쳤다. 오이시디 평균(29.1%)의 3분의1 수준으로, 특히 아이슬란드(83%)·핀란드(69%)·스웨덴(67%)·덴마크(67%) 등 유럽 나라들과는 큰 차이를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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