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 KT 추월 … 30년 만에 통신 지각변동
유·무선전화, 인터넷 매출 올 들어 3분기 연속 앞질러
KT가 통신 부문 매출 1위 자리를 내준 것은 1981년 전기통신사업법에 따라 체신부에서 분리된 이래 처음이다. 이를 두고 통신업계에선 “약 50조원에 달하는 국내 통신시장에서 30년 만에 지각변동이 일어났다”는 평가가 나온다.
21일 본지가 두 회사의 3분기 공시 내용을 분석한 결과 SK그룹 계열 통신사들의 유·무선 순수 통신 서비스 매출은 3조3788억원으로 KT(3조3382억원)보다 406억원가량 많았다.
앞서 2009년 6월 KT가 이동통신 자회사인 KTF와 합병했을 당시엔 KT의 유·무선 통신 서비스 매출이 SK 측보다 1140억원가량 많았다. 하지만 지난해 4분기에 그 격차가 496억원까지 좁혀졌으며 올 들어 3분기 연속으로 SK 통신계열사들에 역전을 당한 상태다.
통신업계에선 SK브로드밴드가 올 3분기 들어 2045억원의 매출을 올리며 7년 만에 분기 흑자를 내는 등 실적이 좋아진 데다 SK텔레콤의 무선 가입자당 매출(ARPU) 감소 폭이 KT보다 작았던 점을 역전의 비결로 꼽는다. 실제 KT의 무선 가입자 1인당 매출은 2만9609원(3분기 기준)으로 SK텔레콤(1인당 3만3210원)보다 가입자 1인당 4000원가량 적다.
여기에 공격적인 마케팅 경쟁도 부담이 됐다. 최근 서울행정법원 판결로 KT의 4G(4세대) LTE(롱텀에볼루션) 도입이 내년 이후로 미뤄지면서 이 같은 격차는 더 벌어질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다만 부동산 임대·단말기 유통 등 순수 통신 영역 이외의 기타 사업 분야까지 합칠 경우 KT의 3분기 매출은 4조9922억원으로 여전히 1위다. SK텔레콤의 3분기 전체 매출은 4조648억원이다.
이수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