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 TV가 활성화될수록 대용량 서비스의 트래픽 독점이 심해져 네트워크 품질이 저하되고 이로 인해 대다수 인터넷 이용자가 피해를 본다. 그런 의미에서 현재 스마트TV는 민폐TV라고 할 수 있다."
자사 스마트TV 인터넷 접속을 차단한 KT를 비판한 삼성전자에 맞서 김효실 KT 스마트네트워크팀 상무는 이렇게 반박했다. KT는 13일 오후 2시 서울 광화문 KT 올레스퀘어에서 2차 기자회견을 열었다. 행사장에는 이날 오전 삼성전자 쪽 입장 발표와 맞물려 방송과 신문을 비롯하여 100여 명의 취재진들이 몰렸다.
지난 9일 기자회견에 이어 다시 취재진 앞에 나선 김효실 상무는 "삼성전자 매출의 1/10밖에 되지 않는 KT가 일일이 반박을 하고자 기자회견을 하는 것은 아니다"라면서도 "통신망 운영에 대한 경험이 없는 삼성이 망 독점에 대해 이야기할 수 있는가"라며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쟁점1] 삼성 "IPTV 수준"... KT "네트워크 과부하"
가장 큰 쟁점은 스마트TV 네트워크 과부하 논란이다. 김 상무는 스마트TV 인터넷 접속을 '통신사들이 만든 통신 고속도로에 화물 적재 차량이 대량으로 달리는 상황'에 비유한 뒤 "이로 인해 1700만 일반 인터넷 고객들이 피해를 보는 상황"이라고 인터넷 차단 배경을 설명했다.
앞서 삼성전자는 "스마트TV에서 사용되는 HD급 용량은 1.5~8Mbps 수준으로 IPTV와 유사하거나 더 낮은 수준"이라고 반박한 바 있다. 이에 대해 KT는 "통신 사업을 운영하지 않는 삼성이 이런 사안을 논할 수 없다고 본다"며 "KT의 삼성 3D급 콘텐츠 실측 결과 트래픽은 최대 20~25Mbps까지 흐르고 있으며, 특히 처음 다운로드를 시작할 때는 32Mbps까지 트래픽이 흐르게 되어 네트워크에 부하를 주고 있다"고 밝혔다.
[쟁점2] 삼성 "사업행위 아냐"... KT "수익모델 명백"
또 삼성전자 스마트TV가 IPTV 같은 사업 행위에 해당하는지도 논쟁거리다. 삼성전자는 "독자적으로 방송서비스를 제공하지 않으며 사용자에게 사용료를 받는 영업행위도 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하지만 KT는 "삼성전자 스마트TV 서비스는 기본적으로 광고 판매, 1차 화면 프리-앱 입점료 및 오픈 마켓에서 유료 콘텐츠 판매에 따른 수익 분배 등 명백한 수익 모델을 갖추고 있어 별도 수익을 취하지 않고 있다는 삼성전자 주장은 사실과 다르다"고 주장했다.
[쟁점3] 삼성 "해외 전례 없다"... KT "유럽은 과금 검토"
또 "제조사가 네트워크를 사용하는 제품을 생산한다고 해서 무조건 사용료를 지불하는 것은 세계적으로 전례가 없다"는 삼성 주장에 대해서도 KT는 "작년 4월 유럽 통신사 FT, 텔레포니카, 보다폰 등이 대용량 트래픽을 유발하는 구글, 유튜브 등에 대해서도 별도 과금 방침을 천명했다"고 지적했다.
[쟁점4] 삼성 "망중립성 위반"... KT "무단 점유"
망 중립성 가이드라인에 위반에 대한 의견도 갈렸다. 삼성전자는 앞서 "KT가 애플과 삼성을 차별하고 있으며 KT와 같은 논리라면 글로벌 업체의 스마트 제품에도 똑같은 잣대가 적용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김효실 상무는 "애플사의 경우 사업 초기부터 해당 국 통신사와 정당한 계약 체결을 통해 문제 해결이 가능했다"며 "망 중립성 보장은 합법적인 트래픽에 대해 보장을 한다는 의미이며 스마트TV는 통신망이라는 고속도로를 일정 부분 무단 점유한 상황이다"라고 밝혔다.
또 LG전자를 인터넷 서비스 차단에 포함시키지 않은 이유에 대해서는 "LG전자는 망 이용 대가를 비롯한 큰 틀의 협력을 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쟁점5] 삼성 "망중립성 협의"... KT "스마트TV는 대상 아냐"
상호 성실한 협상을 진행했는가에 대해서 삼성전자는 "작년부터 월 1회로 운영되고 있는 망 중립성 포럼에 관련 부처와 통신사업자, 제조업체 등과 함께 빠짐없이 참석하여 성실하게 협의해오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KT는 "(삼성전자가) 개별 협상 제안에 대해서 정부의 망 중립성 논의 등을 이유로 회피해 왔다"며 "망 중립성 포럼에 참석해서도 스마트TV가 PC와 별 차이가 없고, 망 대가는 이용자에게 부과해야 한다는 입장을 보여 더 이상 협의가 진행되지 않았다"고 반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