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정보관리 허술한 KT, 본인도 모르게 전화번호 워프(Warp)”
장모(여·50)는 지난달 20일 휴대전화 문자를 받고 깜짝 놀랐다. 서울 강북구에서 식당을 하고 있는 장씨는 오후 2시50분께 휴대전화에 문자가 온 것을 알았지만 손님을 앞에 두고 확인 할 수 없었다. 이어 문자는 계속 왔지만 바로 확인하지 못했다. 1시간여 시간이 흘러 여유가 생긴 장씨는 휴대전화에 온 문자를 믿을 수 없었다.
“[olleh](주)○○님 이동전화 (010*******)는 01.20에 명의 변경되었습니다”
놀란 장씨는 서둘러 다른 문자를 확인하니 가입했던 서비스들이 해지됐다는 것과 전화요금 청구지가 처음 보는 주소로 변경됐다는 내용이었다.
“[olleh]청구지 주소가 변경되었습니다. 전북 전주시 완산구 중화산동2가 A아파트○○동 ○○호”
장씨는 무슨 일인지 확인하려 했지만 화면에는 ‘개통 후 사용하세요’라는 안내문만 떠 있을 뿐 전화기를 사용할 수 없었다. 다른 전화로 KT고객센터에 문의하자 이해 할 수 없는 답변을 들었다.
장씨가 사용하는 번호를 전주시 덕진동 한 KT대리점에서 다른 사람에게 개통했다는 것이었다. 장씨는 물론 가족들은 모두 서울에 있었고 사용하던 전화는 법인 명의로 개통된 것이었다. 황당한 일이었다.
다행히 오후 4시10분께 원래 사용하던 번호를 되찾았지만, 이번에도 이해 할 수 없는 일이 벌어졌다.
“[olleh]김○○님 이동전화 (010*******)는 01.20에 명의 변경되었습니다”
짧은 시간 번호를 사용했던 전주시 중화산동의 김씨의 실명과 함께 명의 변경 사실을 알려 준 것이었다. 장씨는 KT의 고객정보 관리가 부실하다는 생각에 분노해 정확한 경위를 물었지만 “대리점 직원의 실수”라는 답변만 받았다. 이후 몇 번의 사과전화를 받았지만 정확한 경위를 들을 수 없었다.
이에 대해 KT는 “정확한 경위를 파악하고 담당부서를 통해 답변하겠다”고 했지만, 연락이 없었다.
다른 통신사에 명의변경을 문의 한 결과 “전화번호 넘겨받는 사람의 정보는 물론 원소유자의 신상정보 입력 없이 명의 변경을 할 수 없다”는 답변을 받을 수 있었다.
장씨는 “대리점 직원과 사장의 사과 전화는 충분히 받았지만, KT본사 직원은 사고 이후 한번 전화해 ‘대리점 직원 실수’라고 할 뿐 납득할 만한 설명은 없었다”며 “개인정보 관리가 허술한 것도 모자라 모든 책임을 대리점에 전가하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최홍욱 기자 ico@sjb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