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핫이슈] KT, 2년전 폐지한 '더블프리'서비스에 요금부가 논란
소비자가 인지못하면 '좀비요금' 부담 계속
2012-02-23 15:16
[뉴스핌=노경은 기자] #서울 여의도에 사는 김 모씨(32세)는 지방에서 올라와 혼자 자취를 하는탓에 집전화를 거의 이용하지 않는다. 그러나 집 전화요금은 다달이 많은 비용이 청구된다. 명세서를 확인해보니 이번달에는 '더블프리'라는 명목으로 1만5000원 가량이 빠져나갔다.
가입한 기억이 없어 100번으로 전화를 걸어 문의해보니 가입당시 녹취도 없단다. 심지어 인터넷을 검색해보니 폐지된 서비스였다. 더블프리는 존재없이도 여전히 우리집 통신비를 좀먹고 있었다.
KT의 '더블프리'는 2004년 9월 출시된 상품이다. 최근 6개월 간 월평균 통화료에 30%의 추가 월정액을 추가로 부담하면 월평균 통화료의 2배에 해당하는 무료통화 혜택을 준다는, 얼핏보면 획기적인 서비스다.
더블프리는 상품이 출시된 당시 간기간에 엄청난 가입자를 확보하면서 언론의 이목을 받기도 했다. 그러나 더블프리는 5년 여 생명을 다하고 2009년 12월 31일부로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졌다.
더블프리가 없어진 이유는 간단하다.
KT가 가입자 유치과정에서 고객 허락없이 무단가입한 사실이 드러났기 때문이다. 당시 서울YMCA 시민중계실로부터 꾸준히 문제제기가 있어왔고, 같은해 11월 참여연대는 KT를 ‘전기통신사업법 위반과 정보통신망이용촉진및정보보호등에관한법률’위반으로 검찰에 고발했다.
이러한 불명예를 안고 역사속으로 사라진 것이다.
합리적이고 획기적인 서비스인 것으로 보이지만 실상 이용자들은 혜택을 누리지 못하는 것도 문제였다. 기본적으로 전체 통화료의 30%라는 적잖은 비율의 추가비용을 요구하면서, KT는 추가로 제공되는 서비스를 집전화에서 이동전화로 발신할 경우에만 한정해 적용했다. 게다가 납부한 요금만큼 통화하지 못했을 경우도 이월서비스 없이 곧바로 소멸된다.
결국 KT는 논란이 일자 서비스를 폐지하고, 비슷하면서 보다 합리적으로 보이는 '상한형 정액제' 서비스를 내놓았다. 1만원의 기본료를 내면 5만원 상당의 통화를 할 수 있도록 한 것. 게다가 이 상품은 집전화에서 유무선 어디에 전화를 걸어도 적용된다.
그런데 2년여 전 사라진 더블프리가 여전히 가정의 통신비를 좀먹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KT는 서비스 가입은 중단시켰지만 기존 가입자들에게는 여전히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는 것이다. 방통위에 따르면 실제 서비스가 폐지된 이후인 2010년 4월 기준으로도 잔존 가입자가 141만 명이나 남아있었다.
실제 이 요금제가 가입자의 허락없이 무단으로 가입된 만큼 이용자 중 적잖은 이용자가 김씨 같이 지금도 자신도 모르는 사이 과다비용을 납부하고 있을 것으로 추정된다.
결국 KT는 잘못된 서비스를 폐지하고 보다 개선된 상품 출시 등으로 진전된 모습을 보였지만, 여전히 과거 더블프리 서비스를 인지하지 못한 소비자에게는 '더블요금'을 받는 등 눈속임을 해온 것이다. 결국 소비자는 스스로 알아차릴때까지 앞으로도 요금을 납부해야만 한다.
김 씨는 "상담원에게 문의해보니 당시 태영통신이라는 위탁업체가 임의로 가입시켰고 지금은 존재하지 않아 무단가입 여부를 확인할 수 없다며 죄송하다는 말만 하더라"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국내 유수 통신기업으로서 윤리경영을 의심하지 않을 수 없는 부분"이라고 꼬집었다.
이에 대해 한 소비자단체 관계자는 "무단가입 여부를 확인할 방법이 없더라도 가입자에게 일일이 문의해 확인하는 등 기업이 보다 적극적으로 나서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