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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석채 "나 같은 사람이 휴대폰 사면 '바가지'"

관리자 2012.03.20 01:45 조회 수 : 4364

이석채 "나 같은 사람이 휴대폰 사면 '바가지'"
[현장] '무늬만 국제전화' 고발에 KT 직원 항의까지... 험난한 2기 예고
김시연 (staright) 기자
  
지난 16일 주총에서 연임에 성공한 이석채 KT 회장이 19일 오전 광화문 올레스퀘어에서 열린 올레 경영 2기 기자간담회에서 기자들 질문에 답하고 있다.
ⓒ 김시연
이석채

"휴대폰을 잘 아는 사람이 사면 거의 공짜지만 나 같은 (나이 든) 사람이 사면 바가지를 쓴다."

 

이석채 KT 회장이 험난한 2기 경영을 예고했다. 지난 16일 주총에서 연임에 성공한 이 회장은 19일 '정보 불평등'을 내세워 통신비 인하 여론을 무마하려 했지만 KT 역시 보조금 마케팅 등을 통해 아는 것 없는 국민들 상대로 '바가지'를 씌워왔다는 사실은 애써 외면했다. 

 

이 회장은 이날 오전 광화문 올레스퀘어에서 열린 '올레 경영 2기' 기자간담회에서 유스트림코리아, 엔써즈 등 30~40대 계열사 CEO들을 전면에 내세웠다. 한류 콘텐츠 등 '가상 상품'을 유통하는 '글로벌 미디어 유통그룹'으로 도약해 오는 2015년까지 매출 40조 원을 달성하겠다는 목표도 제시했다.  

 

"수취인이 외국인데 '국내 전화'로 메시지 보내나"

 

하지만 당장 '눈에 보이는' 3년 공과를 뒤집기엔 역부족이었다. 기자들은 막연한 새 경영 전략보다는 제주7대경관 투표, 2G 종료, 삼성 스마트TV 갈등 등 최근 KT를 둘러싼 온갖 의혹과 논란에 집중했다. 

 

우선 제주 7대 자연경관 투표 논란에 관해 이 회장은 "수취인이 외국에 있는데 국내 전화로 메시지를 보낼 수 있나"라면서 "국내 전화는 수취인이 국내에 있어야 한다"면서 거듭 '국제 전화'임을 강조했다. KT는 001 단축번호를 계속 유지하려고 국내에 있어도 되는 투표 집계 서버를 굳이 일본에 둬 '무늬만 국제전화'라는 비판을 받고 있다.  

 

이 회장은 이날 온갖 '비유법'을 총동원했다. 우선 올해 초 2G 서비스 강제 종료 문제는 60년대 거리를 누비던 전차에 비유했다. 이 회장은 "옛날 전차 다니던 곳에 버스전용차로 만들고 지하철 건설했는데 일부가 옛날 전차 타고 싶다고 하면 어쩌겠나"라며 '불가피한 선택'임을 거듭 강조했다.

 

또 삼성전자 스마트TV 차단 사태를 부른 망중립성 논란에 대해선 '공짜 점심'에 비유했다. 이 회장은 "특별한 기기 때문에 (추가 요금 없이) 전력을 맘 놓고 쓸 수 있다면 말이 되겠나"라면서 "네트워크도 전력과 같이 투자자와 사용자 돈으로 만든 희소한 자원인데 '공짜 점심'은 없다"고 강조했다.

 

이 회장은 삼성전자를 겨냥해 "스마트TV는 네트워크 연결이 안 되면 돈만 많이 든 TV"라면서 "외국 네트워크 사업자들이 고객 피해를 감수하고 무료로 연결하리란 건 환상"이라고 꼬집었다.

 

"통신요금 싸다... 외국보다 비싼 단말기값이 문제"

 

통신요금 인하 여론에 대해선 최근 공정위 400억 원대 과징금으로 불거진 단말기 가격 부풀리기 문제로 화살을 돌렸다. 이 회장은 "지금 받는 서비스를 3년 전에 썼으면 100배 이상 요금을 냈을 것"이라면서 "제조사들이 해외에 내는 것보다 훨씬 비싼 단말기 값이 문제"라고 제조사에 책임을 돌렸다.

 

이 회장은 "휴대폰도 잘 아는 사람은 거의 공짜지만 누구에겐 40~50% 비싸게 팔리는 건 공정하지 않다"면서 "누구나 똑같은 요금으로 단말기를 살 수 있게 되면 통신비가 싸다는 걸 느낄 것"이라고 밝혔다. KT는 지난해 '페어프라이스(공정가격)' 제도를 도입해 휴대폰 판매가를 매장에 공지하도록 했지만 실효를 거두지 못했고 이번 공정위 과징금도 피해가지 못했다. 

 

글로벌 진출이 늦어진 점도 통신요금 인하 등에 따른 투자 여력 부족 탓으로 돌렸다. 이 회장은 "그동안 내부 경영 효율화 등을 통해 매년 5000억 원씩 비용을 절약했는데 올해는 요금 인하로 효과가 없어졌다"면서 "돈을 낭비하지 않았다면 외국에 나갔을 건데 그럴 돈이 없어 비상 경영 선언을 한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정작 안에서 허리띠를 졸라맨 결과가 국부 유출로 이어지고 있다는 논란에서도 자유롭지 못하다. KT는 올해 4866억 원을 현금 배당하는 등 매년 주주들에게 1주당 2000원씩 꼬박꼬박 나눠주고 있다. 특히 지난 16일 주총에선 앞으로 3년간 최소 2000원씩 배당하겠다고 밝혀 주주들에게 큰 환영을 받았다. KT는 2대 주주인 일본 NTT도코모를 비롯해 외국인 지분율이 49%에 이른다.

 

  
19일 오전 광화문 올레스퀘어에서 열린 올레경영 2기 기자간담회에서 한 KT 팀장급 직원(오른쪽 뒷모습)이 이석채 KT 회장에게 질문을 하려다 저지당한 뒤 이 회장 발표를 지켜보고 있다. 이 직원은 자신이 동남아시아에서 수주한 1조 4천억 원 규모의 사업이 다른 경영진에 의해 누락됐다며 이의를 제기했다.
ⓒ 김시연
KT

 

비상 경영 속 BT 출신 실세와 임직원 갈등 표면화

 

2009년 6000명에 가까운 대규모 정리해고 이후 KT 새노조 등과 빚고 있는 내부 갈등도 문제다. 당장 이번 제주 7대 경관 투표 건으로 새 노조와 KT공대위에서 이 회장을 사기죄로 검찰에 고발했고 KT는 이에 맞서 명예훼손죄와 무고죄로 맞고소한 상태다. 

 

지난 주총에 이어 이날도 새노조 조합원들의 '돌발 행동'이 예상됐지만 불은 엉뚱한 데서 번졌다. 한 KT 팀장급 직원이 취재진 앞에선 이석채 회장에게 공개 질문을 하려다 제지당하는 소동이 벌어진 것이다.

 

KT 글로벌영업본부에서 아시아 마케팅을 담당하는 박아무개 팀장은 자신이 동남아시아에서 수주한 1조4천억 원 규모의 사업이 한 경영진에 의해 누락됐다고 주장하며 이 회장의 공개 답변을 요구했다.

 

이석채 회장 취임 이후 핵심 실세로 떠오른 김일영 코퍼레이션센터장(부사장), 김홍진 STO전략실장(부사장) 등 BT(브리티시텔레콤) 출신 인사들과 기존 임직원의 마찰이 이처럼 공개적으로 불거진 건 처음이다.

2012.03.19 13: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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