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자고발센터 = 소비자연합타임스] 올레KT(대표 이석채) 인터넷을 광랜으로 신청했음에도 그보다 4배가량 느린 라이트 속도로 2년 6개월간 서비스를 제공받아와 업체와 소비자 간에 마찰이 발생했다.

성남시 분당구에 거주중인 최 모 씨(30·남)는 SK브로드밴드 인터넷 서비스를 사용해 왔다. 그러던 중 KT로부터 서비스 가입 권유를 받아 지난 2010년 7월 KT 올레 인터넷 스페셜 서비스에 광랜 속도로 가입했다. 2년 6개월 여간 서비스를 제공받던 최 씨는 어느 날 이상한 점을 발견했다. 자신과 동일한 인터넷 서비스를 사용하는 친구네 집의 인터넷 속도가 자신의 집보다 더욱 빨랐던 것.

 
올해 3월에서야 이 사실을 안 최 씨는 인터넷 속도 측정기를 사용하여 직접 속도를 측정해 보았다. 측정 결과 속도는 16M(메가). 광랜의 속도는 50M여야 정상이지만 이에 비해 4배나 느린 속도를 제공받아온 것이다.

 
최 씨의 집에 인터넷을 설치했던 담당기사도 해당 서비스의 제공 속도가 라이트 속도라고 전했다. 올레KT의 인터넷 서비스는 속도에 따라 광랜과 라이트로 구분되는데 광랜은 보통 50M~100M의 속도를 보장하게 돼 있으며 라이트는 50M 이하의 속도를 제공받는다.

그동안 광랜 요금제로 가입돼 더욱 비싼 요금을 납부해오던 최 씨는 황당함에 KT측에 전화를 걸었다. 최 씨의 항의를 들은 KT측은 전산 상에는 광랜인데 담당설치기사가 라이트로 잘못 설치한 것 같다고 전했다. 덧붙여 광랜 요금과 라이트 요금의 차액인 10만원을 보상해 줄 테니 지금부터 라이트 요금제를 사용해보라고 최 씨에게 권유했다. 단순한 금전적 보상으로 상황을 마무리하려는 KT측뿐만 아니라 담당기사와 KT측 서로간의 책임회피에 최 씨는 화가 났다.

이러한 제보에 본지는 KT 홍보팀의 박 모 대리에게 직접 연락을 시도했다. 박 모 대리는 “해당 팀에서 고객 댁내의 모뎀까지 속도를 직접 측정해 보았는데 71M가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라고 전했다. 또, “광랜의 경우 접점의 위치에 따라 FTTH와 엔토피아, VDSL로 구분되며 고객 측 통신환경에 따라 적용되고 있다”고 했다. 결국 고객의 PC에 문제가 있다는 추정이라고 밝혔다.

이어 “고객이 고객센터에 16M라고 주장하자 최소속도 보장이 안 되어 인터넷 라이트 급이기 때문에 그 차액을 보상해 주겠다고 말씀을 드린 것이나 속도 측정결과 분명 기준 속도 이상인 71M가 나오고 있다. 약관상 보상이 불필요하지만 고객의 입장을 고려해 추가적인 보상방안에 대한 협의를 할 것이다”라는 뜻을 전했다.

한국소비자원 정보통신팀 조정관의 말에 의하면 “소비자분쟁해결 기준에는 인터넷 속도에 대한 명시는 없다. 다만 계약을 맞게 이행했는지 아닌지를 따져 봐야 한다. 사업체가 어떤 테스트를 측정했고 어떤 근거에 의해 71M의 속도가 나왔는지를 직접 소비자에게 증명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사업체가 정상적인 컴퓨터를 가지고 가서 소비자에게 속도를 증명해야 한다. 증명이 되지 않고 전산 상에만 광랜이라고 나왔다면 계약 해지의 사유가 될 수 있고 이에 따라 소비자에게 피해 배상을 해야 한다. 그러나 광랜으로 설치된 것이 증명이 되었고 전산 장애가 발생한 것이라면 도의적인 차원에서 소비자에게 피해 보상 정도는 해줄 수 있다”라고 전했다.

덧붙여 “설치담당기사도 사업자 소속이기 때문에 기사가 잘못 설치한 것이라면 사업체가 책임을 져야 한다”라고 전했다.

한편, 보상과 배상의 차이를 구분하지 못하여 피해를 입고도 구제받지 못하는 경우가 있다. 사업자의 귀책사유가 없음에도 즉, 피해 근거자료가 없기 때문에 반드시 구제해 줘야 하는 것은 아니지만 소비자의 불편사항을 감안하여 도의적 차원에서 처리해 주는 것은 보상이다. 그러나 피해를 입었다는 근거 자료를 통해 손해가 객관적으로 증명될 수 있다면 배상이다. 결국 근거자료의 증명이 피해 구제에 중요한 요인인 것이다.

소비자연합TIMES 강재희 기자 (nkejj979792@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