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석채 ‘KT 2기’…사업 뒷심부족 어떻게 풀까? | ||||||||||||
[주목할 경제인③] 이석채 KT 회장…관전포인트 셋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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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세계 경제가 요동치는 바다와 흡사하다. 기업들도 보다 안정적인 미래를 준비하기 위해 생존을 내건 변화 꾀하기에 여념이 없다. 구성원들의 역할도 물론 중요하지만, 기업에 있어 수장의 선장역할은 어느 때보다 중요해졌다. 같은 선상에서 ‘포스트 리더’의 현재 위상과 부각 시기도 늘 주목받는 관심사다. 이들의 움직임은 기업의 미래를 통찰할 수 있는 가장 빠른 길이 되곤 한다. ‘2012년 주목할 경제인’ 세 번째로 KT 이석채 회장을 살펴봤다.
이석채 KT(030200) 회장이 지난 16일 정기주주총회에서 연임을 확정했다. 이 회장은 이날 “대내외적으로 어려운 시기에 회장으로 다시 선임된 만큼 사명감과 책임감을 느낀다”며 “기대에 부응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KT는 이 회장의 말마따나 앞으로 만회해야 할 과제가 산적하다. 지난 2009년 초 이 회장 취임 후 KTF와의 합병부터 계열사 변경 등 많은 변화를 겪었지만, 핵심 사업이 기대에 못 미친 만큼 2기 체제에 거는 기대가 크다는 설명이다.
이날 이 회장의 발언이 그간 연임을 두고 조심스런 전망이 이어져온 분위기를 고스란히 담았다는 평가가 있었던 것도 이 때문이다. 일각에서는 “지난 3년도 중요하지만 KT가 앞으로 어떻게 풀어나갈지 지켜볼 일이다”며 “이 회장의 역할은 그만큼 더욱 중요해졌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계열사 변화 등 사업다각화 노력
이석채 2기 체제가 3년의 막을 올렸다. 관전포인트는 크게 계열사 실적과 노사관계 재정립, 그리고 LTE 사업 등 핵심사업의 본궤도 진입이다. 이 회장의 지난 3년은 한 마디로 비교적 견조한 계열사 실적 대비 핵심 사업의 뒷심 부족, 그리고 불안한 노사관계로 요약할 수 있다.
이 회장 취임 후인 지난 2009년 6월 KT는 컨버전스에 기반한 혁신으로 글로벌 ICT 리더로 도약할 것을 천명했다. 이와 관련, KT는 홈·개인·기업기반 사업과 글로벌 컨버전스 사업, 사업 다각화를 계획했다. 자신감은 기대효과에 그대로 묻어났다. KT는 당시 2012년 합병 KT 매출을 22조원 영업이익을 2조6000억원으로 목표했다. 3년이 지난 현재 KT는 지난해 매출 약 20조원에 영업이익도 약 2조원을 달성했다.
무엇보다 계열사를 통한 사업다각화도 KT를 눈여겨볼 대목이다. KT는 이 회장 취임 후 굵직한 계열사의 변화를 이뤘다. 지난 2009년 3월 원스톤커뮤니케이션의 계열회사 제외를 시작으로 KT는 방송프로그램 제작 및 공급 사업 계열회사와 컴퓨터 소프트웨어 개발 및 용역서비스업, 음악출판업 등을 계열회사에서 제외시켰다.
이후 KT는 핵심사업 내 주요 계열사를 편입한다. 지난 2010년 초 고객채널 관리를 강화하기 위해 구 한국인포데이타인 케이티씨에스와 구 한국인포서비스인 케이티스를 계열회사로 추가한 것. 이와 함께 KT는 동년 한국디지털위성방송과 한국이에이치디방송 등 위성방송사업을 계열사로 편입하고, 금호렌터카와 이후 BC카드 인수를 완료했다.
이를 두고 유무선통신과는 다소 동떨어진 사업으로 영역을 확대하는 등 문어발 확장이란 지적도 있었지만, 다소 주춤하는 사업이 있는가 하면 일부 핵심 계열사는 실적이 개선되는 등 크게 우려할 정도는 아니라는 평가도 있다. KT렌탈의 영업이익은 지난 2009년 128억원에서 2010년 718억원으로 7배나 성장했고, 지난해 3분기까지 영업이익 600억원을 달성했다. 또, KT 스카이라이프도 2009년 영업이익 322억원에서 2010년 373억원, 지난해 417억원을 달성했다.
이와 함께 KT캐피탈은 지난 2010년 364억원에 이어 지난해 555억원을 기록했고, 케이티씨에스와 케이티스도 각각 2010년 185억원, 228억원의 영업이익에서 지난해 230억원, 256억원의 영업이익을 보였다. KT스카이라이프도 지난해 매출액 4640여억원에 영업이익 417억여원을 기록하는 등 KT의 인터넷TV와 위성방송 서비스인 스카이라이프를 연계한 하이브리드 상품으로 캐시카우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핵심사업 뒷심부족, 노사관계 재정립 필요
하지만, 정작 KT의 주요사업인 유무선통신의 뒷심부족에 우려스럽다는 평가는 여전하다.
이는 경쟁사인 SK텔레콤(017670)과 LGU+(032640)의 LTE 가입자가 현재 각각 135만명, 125만명임을 감안했을 때 상황은 생각보다 심각한 수준으로, 망 구축과 단말기 라인업이 뒤처지고 있다는 점도 과거 아이폰의 영광을 되찾기에는 다소 무리가 뒤따른다는 지적으로 이어지고 있다.
지난 16일 정기주총 당시 이 회장의 부동산 발언도 그간 불안요소로 지적돼온 대목이다. 이 회장은 이날 부동산 매각 등을 묻는 주주의 질문에 “KT는 많은 부동산을 보유하고 있지만, 수익이 불과 2%에 불과하다”며 “부동산을 깔고 앉아있다고 해서 우리가 부동산 부자라고 할 수 없다”고 언급했다.
이는 KT가 올해 사업계획에 용산, 목동 등 11개 전화국사를 매각할 계획을 갖고 있는 것과 관련, 이 회장을 비롯한 경영진이 매출목표를 맞추기 위해 기업 자산을 매각하는 게 아니냐는 지적을 불러온 바 있다. 스마트TV 인터넷 접속과 통신설비 개방을 두고 경쟁·협력사와의 소원해진 관계도 이 회장이 앞으로 풀어나갈 숙제로 떠오르고 있다. 이석채 2기 체제의 KT가 향후 어떠한 해법을 제시할지 업계는 예의주시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