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 아이패드 '꼼수 마케팅',1년 만에 들통
[오마이뉴스 김시연 기자]
"KT 휴대폰 고객이라면 누구나 아이패드 요금 2000원 할인" 오는 20일 애플 '뉴 아이패드'(새로운 아이패드) 국내 출시를 앞두고 KT가 1년 전 약속을 결국 뒤집었다. 지난해 4월 아이패드2 출시 당시 SK텔레콤이 처음 선보인 '스마트폰-태블릿' 결합 할인에 맞서 KT에서도 비슷한 제도를 도입하기로 했지만 차일피일 미루다 끝내 '없던 일'이 되고 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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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와 SK텔레콤은 17일 뉴 아이패드 국내 판매 가격과 태블릿 요금제를 발표하고 본격적인 가입자 유치 경쟁에 나섰다. 뉴 아이패드는 와이파이 전용 외에 3G+LTE(롱 텀 에볼루션) 겸용 제품으로 출시됐지만 국내 이동통신사 LTE망과 규격이 달라 우리나라에선 3G(HSPA+)망만 이용할 수 있다. 이에 따라 뉴 아이패드에도 아이패드2와 같은 3G 태블릿 요금제를 적용했다.
양사 단말기 출고가가 동일한 가운데 요금제를 비교해 보면 KT가 SK텔레콤에 비해 상대적으로 저렴한 반면, SK텔레콤은 자사 스마트폰 정액요금제 가입자에게 유리하게 설계돼 있다. 데이터 2GB 요금제의 경우 SK텔레콤 기본료가 2만9000원(부가세 제외)인 반면 KT는 2만7500원이고, 4GB 기본료 역시 각각 4만5000원, 4만2500원으로 KT가 2500원씩 싸다.
반면 SK텔레콤의 경우 자사 스마트폰 정액제 가입자에겐 '태블릿 플러스 할인'을 적용해 매달 2000~4000원씩 할인해 준다. 결국 휴대폰 시장 점유율이 50%가 넘는 SK텔레콤은 '집안 단속'에 충실한 반면 KT는 '비SKT' 끌어안기에 나선 셈이다.
1년 전 KT "우린 모든 3G 고객에 2000원 할인"
KT 역시 지난해 4월 아이패드2 출시 당시엔 자사 3G 휴대폰 가입자들을 위한 '결합 할인'을 도입하려 했다(관련기사:아이패드2, '요금 할인' 함정에 조심하시라).
당시 KT에서 일부 언론사에 제공한 아이패드2 소개 자료에는 "3G폰(스마트폰, 피처폰)을 사용하는 고객 중, KT 아이패드 사용 고객에게 회선당 2000원의 할인을 제공한다"고 명시했다. 특히 SK텔레콤 결합 할인과 비교해 "SKT는 올인원55(월 요금 5만 5000원) 이상 고객에게만 할인 제공"하는 반면 "KT는 모든 3G 요금 고객에게 할인 제공"한다며 차별성을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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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KT 홍보팀 관계자는 "이미 경쟁사에 비해 기본료도 저렴하고 더 많은 혜택을 주고 있다"면서 "SKT와 같은 결합 할인 제도를 도입할 계획은 없다"고 못을 박았다.
결국 아이패드2 판매 경쟁에서 SKT에 뒤지지 않으려고 KT도 '결합 할인'으로 맞불을 놨지만 막상 큰 실익이 없다고 보고 계획을 접었다고밖에 볼 수 없다. KT로선 SKT처럼 타사 가입자를 배제하는 부작용을 우려했을 수도 있지만 당장 월 2000원 요금 할인을 기대하고 KT 아이패드2를 구입했던 KT 휴대폰 가입자들만 골탕을 먹은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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