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통신사들의 `법인세 이자 감가상각비 차감 전 영업이익(EBITDA)` 마진율이 세계 주요국 통신사 가운데 하위권으로 떨어졌다. 현금 창출 능력을 보여주는 EBITDA 마진율 저하는 국내 통신사 투자여력 감소와 직결된다.
14일 통신업계에 따르면 우리나라와 미국, 일본, 독일, 중국, 싱가포르 등 주요국 통신사업자의 EBITDA 마진율을 비교한 결과, 국내 통신사들이 가장 낮은 수준으로 조사됐다.
지난 2010년 기준으로 차이나모바일은 EBITDA 마진율이 49.6%로 비교 대상국가 중 가장 높았다. 싱가포르텔레콤이 40.2%였으며, 일본 NTT도코모 36.4%, 미국 AT&T 34.1% 순이었다. 유럽 보다폰은 32.0%, 독일 도이치텔레콤은 31.3%로 대부분 30%를 넘겼다. 하지만 국내 통신사를 보면 SK텔레콤 28.6%, KT 25.5% 였고, LG유플러스만 30.2%를 기록했다.
2011년 국내 통신사들 EBITDA 마진율은 더 낮아졌다. SK텔레콤은 28.4%, KT 24.4%, LG유플러스 23.2%로 일제히 하락했다. 올해 1분기에도 전년 동기대비 마진율이 떨어지며 하락세를 이어갔다. 올해 1분기 SK텔레콤 EBITDA 마진율은 27.0%로 지난해 1분기 31.3%보다 대폭 낮아졌고, KT 역시 27.3%에 23.2%로 떨어졌다. LG유플러스는 소수점 이하로 소폭 하락하며 전년과 동일한 23.9%를 유지했다.
EBITDA는 기업이 영업활동을 통해 현금을 창출하는 능력을 보여주는 지표로, 국내 통신사들의 현금 창출 능력이 낮다는 것을 의미한다.
통신사 관계자는 “국내 통신사 수익성은 이미 세계적으로 하위권에 속한다”며 “통신사는 매년 수 조원의 신규 네트워크 투자를 집행해야 하는데 EBITDA 마진이 하락한다는 것은 신규 투자 여력이 점점 줄어들고 있음을 나타낸다”고 말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통신사들의 과도한 마케팅비가 EBITDA 마진율 하락의 원인이라는 지적도 있다. 실제로 지난 2010년 방송통신위원회가 통신사 연매출 대비 22%까지만 마케팅비를 쓰도록 한 가이드라인을 발표했을 때 무디스는 “가이드라인 준수시 통신사 EBITDA 마진율이 1~5%까지 개선될 것”이라는 분석을 내놨다.
통신사 관계자는 이에 대해 “3사가 동일 시장을 놓고 경쟁할 수밖에 없는 국내 통신시장 상황에서 어쩔 수 없이 마케팅비를 쓸 수밖에 없는 구조”라며 “마케팅 대부분은 휴대폰 보조금으로 투입돼 소비자들에게 혜택이 돌아가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권건호기자 wingh1@etnews.com
세계 주요 통신사 EBITDA 마진율(2010년 기준)
자료:업계종합
국내 통신사 EBITDA 마진율 현황(단위:%)
자료:업계종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