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월 20만명 타사로 번호이동
21일 한국통신사업자연합회 자료를 보면, 케이티는 1~4월 번호이동 시장에서 21만~22만명가량 순감했다. 같은 기간 에스케이텔레콤 가입자는 4만여명, 엘지유플러스는 17만여명 늘었다. 이는 엘티이 대응의 효과라는 게 업계의 대체적인 분석이다. 엘지유플러스는 지난해 연말 4세대 이동통신인 엘티이 전국망 구축을 완료했다.
사실 휴대전화 번호이동 시장은 뺏고 빼앗기는 시장이다. 한쪽이 좀더 앞선 기술이나 서비스를 선보이면, 다른 업체들은 보조금 등을 앞세워 고객을 그만큼 빼앗아 온다. 2009년 연말 케이티가 아이폰을 출시해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지만, 실제 번호이동 시장에서 특별한 우위를 점하지 못한 게 대표적인 사례다.
그런데 이번엔 양상이 다르다. 게다가 비슷한 처지인 에스케이텔레콤은 선방하는데, 케이티만 빼앗기고 있는 모양새다. 에스케이텔레콤과 케이티는 지난달 나란히 전국 80여개 도시에 엘티이를 구축했다. 케이티는 최근 대리점에 지원하는 ‘리베이트’를 상대적으로 높게 책정하는 등 ‘영업’을 대폭 강화한 것으로 알려졌지만, 이달 들어서도 중순까지 번호이동 시장에서 2만여명이 줄었다.
결국 에스케이텔레콤, 케이티, 엘지유플러스가 5 대 3 대 2로 나눠 가지고 있는 이동통신사 점유율 구도에 변화가 오지 않겠느냐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하지만 현재 우리나라 이동전화 가입자가 5000만이 넘어 10만대가 순이동해도 점유율 변화는 0.2%에 불과해, 의미있는 변화는 아니라는 반박도 있다. 케이티 관계자는 “엘티이 대응이 늦어 번호이동 이탈이 꽤 있지만, 번호이동 이외에 새로 가입한 이들을 고려하면 가입자 수와 시장점유율에는 별다른 변화가 없다”고 말했다.
이순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