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석채 KT회장 "휴대폰 데이터 통신요금 한꺼번에 내린 건 내 실수"
이석채 KT 회장(사진)이 최근 논란이 되고 있는 보이스톡(카카오톡의 모바일 인터넷전화)이 탄생하게 된 배경으로 ‘지나치게 싼 데이터통신 요금'을 꼽았다. KT가 앞장서 ‘데이터’ 요금을 ‘음성’ 요금에 비해 지나치게 낮추는 바람에 보이스톡 같은 모바일 인터넷전화가 잇따라 나오게 됐고, 네트워크망에 과도한 부담을 안기는 부작용이 생겼다는 것이다.
이 회장은 27일 서울 홍은동 그랜드힐튼호텔에서 열린 ‘2012 대한민국 공공컨퍼런스’에 특별 연설자로 참석해 “2009년 애플 아이폰 도입과 함께 데이터통신 요금을 88% 낮춘 것이 결과적으로 실수였다”고 말했다. 스마트 시대를 열려면 데이터통신 요금이 낮아야 하지만 ‘통신사 간 고객유치 경쟁’을 과도하게 하면서 적정 가격보다 훨씬 낮은 수준으로 떨어뜨렸다는 것이다.
KT는 2009년 11월 아이폰을 도입하면서 스마트폰 전용 요금제를 만들었다. 이 회장은 “KT가 용단을 내리기 전에는 데이터 요금이 비싸서 스마트폰을 쓸 수가 없었다”며 “지금처럼 데이터 통신을 했다가는 300만~500만원은 내야했던 상황”이라고 전했다. 이어 “요금을 한꺼번에 내릴 것이 아니라 조금씩 단계적으로 내렸다면 이렇게 어려운 상황에 빠지지는 않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시장이 형성되기 전부터 데이터 요금을 낮게 정한 탓에 통신사들이 데이터 무제한 요금제 등을 앞다퉈 내놓는 등 ‘제 살 깎아먹기’ 경쟁을 벌인 것에 대한 반성이다.
이 회장은 또 취임 이후 조직문화 개선과 구조조정 등을 강력하게 추진할 수 있었던 원동력으로 ‘노사 화합’을 꼽았다.
이승우 기자 leesw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