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민진 기자] IT기기 제조사인 아이리버(옛 레인콤)가 KT에 유아 교육용 로봇 '키봇'을 납품하면서 실적 회복을 나섰다.
아직 한창 때 실적에는 못 미치지만 지난 1ㆍ4분기 13분기 만에 흑자전환에 성공한데 이어 올 2분기도 흑자유지가 가능할 것으로 관측된다. KT도 협력사와의 상생 발전이라는 의미에서 키봇에 내심 기대를 걸고 있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1000억원 미만으로 떨어졌던 아이리버의 매출액이 올해는 2009년(1441억원) 수준을 회복할 전망이다. 아이리버가 이처럼 실적을 끌어올릴 수 있는 것은 올 들어 KT에 유아 교육용 로봇인 키봇 납품을 본격화하면서부터다.
키봇은 유아용 스마트 통신 로봇으로 학습기능과 멀티미디어 콘텐츠, 와이파이를 활용한 영상통화 및 홈 모니터링 기능을 갖고 있는 KT의 차세대 전략 제품이다. KT는 통신용 로봇시장을 개척해 정체기에 있는 이동통신부문을 보완할 성장동력을 마련하겠다는 계획이다.
아이리버는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방식으로 KT에 키봇을 납품하고 있는데 올해에만 10월까지 347억원 어치의 납품계약을 맺었다.
키봇의 선전 덕에 제품군별 매출액 비중도 눈에 띄게 달라졌다. 과거 매출을 견인했던 MP3나 PMP, 전자사전, 내비게이션 등의 매출비중은 크게 줄고 그 자리를 키봇, 전자책 등 네트워크 제품군이 메우고 있다.
지난해 1분기 아이리버의 네트워크 제품군(전자책 포함) 매출액은 8억4600만원으로 전체의 2.8%에 불과했으나 지난해 말 이 비중은 11.8%까지 늘었다. 그러다 지난 1분기 네트워크 제품군 매출액은 197억원으로 전체 매출액의 52.3%를 차지했다. 대부분이 키봇 공급을 통해 발생한 것이다.
키봇의 선전은 KT에게도 의미가 크다. 최근 재계에 화두가 되는 대중소 상생의 발전적인 모델이 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KT와 아이리버가 공동 개발한 키봇은 아이리버가 생산을, KT가 보급을 맡는 등 철저한 협력 체제를 구축하고 있다.
KT 관계자는 "교육용 로봇 시장은 향후 발전 가능성이 큰 블루오션"이라며 "대기업과 중소기업이 손을 맞잡았다는 점에서 대중소 상생의 본보기로 평가받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키봇이 해외 수출에 적극 나서는 만큼 대중소 기업의 동반 글로벌 진출이라는 점에서도 업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