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신·방송시장 외국인에 문 연다
방통위 19대 국회서 시장개방 법안개정 추진
기간통신사 등 49%지분 제한 해제
입력시간 :2012.07.13 09:52
KT(030200)와 SK텔레콤(017670)을 제외한 국내 통신사에 대한 외국인의 투자제한이 풀린다. 방송통신위원회는 13일 이같은 내용을 골자로 한 전기통신사업법 개정안을 8월께 국회에 제출키로 했다고 밝혔다. 한-미·한-EU 자유무역협정(FTA) 체결에 따른 후속조치다.
개정안이 국회를 통과하면 국내에 법인을 갖고 있는 외국 기업은 국내 통신사의 지분을 제한 없이 인수할 수 있게 된다. 현행 전기통신사업법은 외국인의 국내 통신사 보유 지분을 49%로 제한하고 있다. 단 유선부문 1위인 KT와 무선 1위 SK텔레콤은 49% 제한이 그대로 유지된다.
방통위 관계자는 “여전히 직접투자는 49%로 제한되지만 국내에 설립한 법인 등을 통한 간접투자는 지분제한을 풀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구글이 구글코리아를 통해 LG유플러스(032640)나 SK브로드밴드의 지분을 사들여 경영권을 행사할 수 있게 된다는 얘기다.
그러나 유무선 1위 사업자인 KT와 SK텔레콤에 대한 외국인의 투자제한이 계속 유지된다는 면에서 통신시장에 미치는 파장은 미미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강하연 정보통신정책연구원 방송통신통상센터장은 “통신 시장개방에 따른 경쟁활성화와 투자유치가 기대된다”면서도 “국내 통신사간 경쟁이 워낙 치열한 데다 시장을 선점하고 있어 외국인의 국내투자가 활발히 이뤄지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방통위는 방송법 개정을 통해 외국인 투자법인의 방송채널사업자(PP)에 대한 출자 및 출연을 전면 허용할 계획이다. 이에 따라 해외 방송사가 TVN 등 국내 방송사업자를 인수, 자사의 프로그램을 송출하는 것도 가능해진다. 단 종합편성채널과 보도채널, 홈쇼핑은 허용대상에서 제외됐다. 이와 함께 방통위는 IPTV법상에 남아 있는 부가통신사업자에 대한 외국인 투자제한을 해제하기로 했다. 전기통신사업법에는 이미 부가통신사업자에 대한 투자제한이 해제됐음에도 아직 IPTV법에는 제한이 남아 있어 이를 정비하기로 한 것이다. 또한 유럽의 방송사가 위성을 통해 국내에 방송을 송출할 경우 국내 사업자와 공급계약을 체결하도록 한 의무조항도 폐지된다.
방송업계 관계자는 “PP에서 방영하는 외국 프로그램의 90%가 미국에서 제작된다”며 “시장이 개방되면 미국내 방송사업자가 국내에 직접 프로그램을 공급할 수 있는 길이 열리는 만큼 지금처럼 싼값에 프로그램을 사오기는 힘들어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