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방통위 ‘와이브로 중단’ 진실공방 |
2012-07-18 21:57:45 |
정부가 지난 10년 이상 국산 기술로 세계 이동통신 표준을 만들어 보겠다며 국책사업으로 추진해 온 와이브로(휴대인터넷)사업 중단 여부를 둘러싸고 방송통신위원회와 KT가 진실공방을 벌이고 있어 와이브로의 향후 운명에 업계의 비상한 관심이 모이고 있다.
18일 KT는 와이브로 주파수를 세계적 4세대(4G) 이동통신 주력기술로 자리 잡고 있는 롱텀에볼루션(LTE) 주파수로 전환하는 방안에 대해 방통위와 실무협의를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이미 지난 17일 KT 표현명 개인고객부문 사장은 LTE 사업전략을 소개하는 기자간담회 자리에서 "국내에서 와이브로가 대중화돼 있고 투자 확대를 위해 노력하고 있지만 통신망의 세계적인 흐름은 LTE로 가고 있고 해외에서는 와이브로가 쓰는 주파수를 일부 나누어 시분할(TD)LTE로 활용하려는 움직임이 있다"며 "우리도 이런 흐름을 따라야 하지 않는지 방통위가 검토해줬으면 한다"며 와이브로 주파수 전환을 공론화했다. KT 한 관계자는 "이미 방통위와 와이브로 주파수 전환을 위한 실무 협의를 진행 중이어서 공개적으로 주파수 전환을 제안한 것"이라고 부연설명했다.
이에 방통위는 펄쩍 뛰고 있다. 방통위 관계자는 "주파수 전환이란 결코 있을 수 없는 일이며 주파수의 용도를 바꾸고자 한다면 이미 받아간 주파수를 반납하고 다른 용도로 재할당을 받아야 한다"며 "지난 2월 와이브로 사업을 지속하겠다고 와이브로 주파수를 재할당받은 KT와 와이브로 주파수 전환을 협의한 일이 없다"고 일축했다. 와이브로는 지난 2001년 옛 정보통신부가 4G 이동통신의 세계 표준을 만들겠다며 시작한 국책사업이다. 국내에서는 KT와 SK텔레콤이 상용서비스를 제공 중이고 사우디아라비아, 일본 등 세계 20여 개국에 기술을 수출하기까지 했다.
그러나 최근 세계 최대 와이브로 장비업체인 삼성전자가 와이브로 장비개발과 단말기 생산을 중단하면서 세계 와이브로 사업자들이 사업을 지속하기도 어려워진 게 사실이다. 이 때문에 해외 사업자들은 속속 와이브로 주파수를 LTE 용도로 전환하고 있고, 국내에서도 와이브로를 지속하기 어렵지 않겠느냐는 예측이 확산되고 있다. 통신업계 한 관계자는 "와이브로는 국책사업으로 정부의 애정과 의지가 배어 있는 사업이지만 이미 세계 통신시장에서 자리를 잃어가고 있어 정부와 통신업자 중 누가 공개적으로 중단을 선언하며 고양이 목에 방울을 다는 어려운 짐을 맡게 될지만 관심사로 남아 있는 상태"라고 풀이했다.
한편 삼성전자는 "와이브로 장비와 단말기 개발 및 생산을 중단한 바 없다"고 해명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