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입한 적 없는데 왜 가입 돼 있는 건가요?” (ID:baky****)

“누구 허락으로 가입돼 있는 거죠? 매달 3000원씩 몇 년이 빠져나갔어요.” (ID:a373****)

“맘대로 가입시켜 놓고 해지하는 방법은 안 나와있네요. 해지시켜주세요.” (ID:jhn****)

KT가 자사 부가서비스인 ‘크린아이’에 고객들을 무단 가입시킨 뒤 요금을 부당 청구했다는 의혹에 휘말려 몸살을 앓고 있다.

◆ “수년간 매달 3000원 나갔을 생각하니 분통”

수년간 KT 집전화와 인터넷을 이용해 온 김모씨(경기도 의왕)는 최근 상세내역서를 확인하다가 매달 3000원의 이용료가 부과되는 ‘크린아이’라는 낯선 서비스 항목을 발견했다.

인터넷을 통해 검색해본 결과, 유해사이트의 접속을 차단해 주는 서비스였다. 그러나 두 자녀를 모두 출가시킨 김씨는 이러한 서비스를 신청한 적이 없어 의아하기만 했다.

해지 요청과 함께 업체 측에 문의해 봤으나 “누가 신청했는지 확인되지 않는다”는 답만 받았을 뿐이었다.

김씨는 “나도 모르는 사이 엉뚱한 서비스에 가입돼 한 달에 3000원씩이 수개월 혹은 수년 동안 빠져나갔을 것을 생각하니 분하다”며 “KT의 배를 불리기 위한 꼼수에 눈뜨고 당한 기분”이라고 불쾌해 했다.

문제가 된 KT의 ‘크린아이’ 서비스는 인터넷 속 음란, 폭력 등의 유해물을 원천적으로 차단하는 유료 부가 서비스다.

그러나 각 포털사이트블로그커뮤니티, 서비스를 직접 신청할 수 있는 KT 올레 홈페이지에는 김씨처럼 가입한 적 없으나 요금이 부과되고 있는 이 서비스에 대한 불만을 토로하는 글을 손 쉽게 찾아볼 수 있다.

피해자들은 한 목소리로 “가입한 적이 없다”고 불만을 털어 놓고 있는 상황. 특히 이 서비스는 온라인을 통해 손쉽게 가입할 수 있는 것과는 달리 고객센터에 전화를 걸거나 지점을 직접 방문을 통해서만 해지가 가능하도록 해놔 ‘해지방어’라는 지적까지 받고 있다.

그러나 KT측은 가입자의 오해일 뿐이라고 선을 그었다.

   
 

◆ 피해자들 ‘시끌시끌’에도 KT “그런 일 없다”

KT 관계자는 “본인이 신청하지 않은 부가 서비스에 일방적으로 가입시키는 일은 없다”고 잘라 말했다. 휴대전화와 달리 인터넷은 가입 시 부가서비스를 권유하지 않는다는 부연이다.

그는 “인터넷 가입 시 음란사이트를 차단하는 부가서비스도 함께 신청하면서 그 명칭인 ‘크린아이’와 매칭하지 못한 ‘오해’에서 비롯된 것 일 것”이라며 “신청하지 않은 서비스에 가입될 수는 없다”고 다시 한 번 강조했다.

소비자들 사이에서는 KT가 안일하게 대응하고 있다며 강도 높은 해결 대책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새 나왔다.

주부 최모씨는 “자동이체를 통해 요금을 납부하는 이용자들이 적지 않아 아직 인지하지 못한 피해자도 상당할 것”이라며 “가입한 적이 없는 부가서비스에 가입된 것 자체가 불순한 의도가 있었던 것은 아닌지 의심스럽다”고 지적했다.

직장인 강모씨는 “피해자들의 목소리가 여기저기에서 들려오고 있는데도 불구하고 KT는 안일하게 대처하고 있는 것 같다”며 “’해지하면 된다’는 ‘나몰라라’ 식 대처가 아닌 해결 방안과 보상안을 제시해야 하는 것 아니겠느냐”고 꼬집었다.

컨슈머타임스 김한나 기자